Kalsavina의 인형이야기
잊지 못할 출사에 대한 기억은 몇 가지가 더 있다.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으면 햇빛이 부드럽게 쏟아지는 커피숍이 집 근처에 새로 생겼다. 처음에는 늘 지나다니는 길목인데다가 커피값이 다른 곳에 비해 비싸지 않다는 이유로 그저 오며가며 들러서 목을 축이는 정도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창가 자리에 앉아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며 깨달았다. 자그마한 꼬맹이를 데리고 와서 함께 사진찍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라는 사실을.
이 곳에 와서 사진을 찍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인형을 데리고 야외 출사를 종종 다니는 친구들이 자연광을 선호하는 이유를. 밝으면서 부드러운 햇빛은 섬세한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잡아낸다. 인공적인 조명들이 흔히 그러하듯, 인형 본연의 모습이나 표정, 분위기 등을 엉뚱하게 혹은 가식적으로 왜곡하지 않는다.
고독의 형태가 항상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토록 아늑한 공간에, 포근하고 단아하게 자리잡은 아이의 미소가 눈부시도록 환한 외로움을 발산한다.
나로서는 놀라운 일이다.
심플한 스트라이프 원피스는 고독을 부추긴다.
여유롭고 느긋해 보이는 시간 한가운데, 너의 완연한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다.
충분히 사랑할 수 있을 만큼 사랑스러운 형태로.
오후의 한가로운 시간이 모두 너의 것이고,
우리는 그 시간 각자의 곁에 머물러 떠날 줄 모르는 고독을 응시하며 시간을 보냈다.
이 한장의 사진이 그 햇빛 풍성하고 따사롭고 찬란했던 날 우리의 곁에 머물렀던 이별의 그늘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언젠가는 돌아오리라는, 기약없는 믿음과 함께하는 그런 이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