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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savina Jun 17. 2020

에세이) 자존심이 어쨌다고?

자존심 탐구에 관한 단상

 로치 감독이 영화를 통해 <자존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은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 잠깐이지만 그에게 격하게 항의하고 싶어졌다. (영화는 <, 다니엘 블레이크>)

물론 자존심은 중요하고 소중하고 한번 다치면 모든 것울 잃은 듯한 절망이 마음을 엄습하기는 한다. 하지만

자존심을 다친 사람들이 벌이는 만행들.
여자에게 차인 남자들이 자기를 찼다고 자존심 상했다고 여자를 죽인다. 직장에서 승진에 탈락하거나  강제발령 당한 사람들은 자존심 상해서 자살한다.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고 상대를 폭행하거나 폭언하거나 때린다. (정작으로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존심만 중요할  상대의 자존심에는  관심도 없다.)

자존심은 중요하다.
하지만 자존심에 타격을 입었다는  누군가의 삶을 파괴할 정당한 사유는   없다.
때로는 자존심에 입은 타격이 자살충동을 부를 만큼 심각한 절망으로 사람을 내몰기는 한다. 하지만 그럴 때는, 나보다 훨씬  형편없는 사람들도  먹고  산다는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자존심을 다쳤다는 이유로 죽으면 내가 그들보다  형편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타인을 해쳤을 때도 마찬가지다.

자존심. 어쩌면 가장  내부의 적이다.
 치욕감은 평생에 걸쳐 트라우마로 남는다.
모든 것을 잃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걸로  끝낼 수는 없다.

자존심이라는 과목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를 느낀다.  로치를 떠나서. 영화를 넘어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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