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막연하고 불확실한 희망

Kalsavina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잡힐 듯 잡힐 듯 좀처럼 잡혀주지 않던 코로나는 결국 다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사람들은 자유를 빼앗긴 채 반 갇혀 살다시피 하는 처지가 된 지 오래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코로나 이전의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빨간 실과 분홍 실을 합사해 만든 소다의 상의

물론, 코로나 이전의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내 말은, 코로나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자유라는 이름의 방종을 일삼는 시대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리고 왜 소중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이 왜 소중한지, 왜 혼자서는 살아가지 못하는 세상에서 이기적으로 처신하는 게 어리석을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도.

외로움은 견뎌야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즐겨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


두 가닥의 실을 합사한 결과는 놀랍다. 톤다운된 빨간색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화사한 효과를 낸다.

두 가닥의 실을 합사해, 인형옷을 뜨면서 하나가 아닌 둘이, 또 여럿이 힘을 모아 이룩해나가는 일들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지금은 이렇게 혼자 고립을 견뎌야 하는 생활이이어지고 있다 해도, 언젠가는 반드시 자유가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의 실을 끊을 수 없다. 어느 누가 나서서 보장해주지 않아도 나 스스로 그렇게 느낀다. 언젠가는 반드시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날들이 다시 돌아올 거라고.

그때까지 우리는, 좀 오래 지금 우리가 머물러야 할 자리에 머무르며, 지금껏 우리가 누려왔던 그 많은 행복의 가짓수를 꼼꼼히 헤아려 서랍 속에 정리할 때라고.




그러니까,

다들 희망이라는 이름의 실과 의지라는 이름의 실을 합사해 힘든 시간들을 최대한 근사하게 엮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언젠가는 이 시간들도 먼 훗날 "그때는 그랬었지"라는 회상으로 각인될 날이 올 태니까. 그렇게 각인된 날들이 견디기 힘들었던, 떠올리기도 싫은, 끔짝한 날들이었다고 말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지금의 이 시간이, 우리의 마음이 포용할 수 있는 인생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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