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작가부심의 함정과 실체

칼마녀의 테마에세이

by Kalsavina

작가부심의 함정과 실체.


까놓고 말해서, 글쟁이들의 작업 속성은 그 사기성에 있고 작가란 사기꾼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람들이 기꺼이 (재미를 위해) 속아 줄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 진짜 사기꾼에게 재미로 속아줄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어설픈 자칭 작가의 책을 읽고 실망했다고 그 작가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지도 않을 것인데, 그 배신감의 무게는 사기꾼에게 당했을 때의 그 기분과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작업이 창피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데, 더 창피한 건 불혹 이전에는 이걸 몰랐다는 거다.


어쨌든 기왕 사기를 칠 거면 어쨌든 그럴듯하게 쳐야 하는 건데 그 또한 직업정신이라 요컨대 사기도 정성껏 쳐야지 안 그러면 설 자리가 없지 않겠냐는 거. 요즘은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노력 대비 가성비 안 나오는 거 아는데(동의하시죠?).....인스타에 올리는 광고 하나도 공짜로 올라가는 게 아니거늘 대다수의 작가님들 그 광고비나 건지고 계시려는가 알 수 없고.

아, 작가가 사기꾼이 아니었던 시대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문학으로서의 역할과 가치가 분명했던 시대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그런 시대는 아닙니다. 분명히. 자기가 작가인 걸 스스로 자랑스러워하거나 작가님이라는 호칭에 황송해하거나 하는 사람들하고 놀지 마세요 아무리 잘나가고 유명해도 그 호칭은 참 사람 심란하게 민드는 호칭입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이 바닥을 떠나신 분들은 아마도 그런 이유로 떠나신 분들이 대다수일 것이고 그 중에는 정말 재능이 아까운 분들도 다수 있으며 ㅠㅠ 남아 있는 사기꾼은 오늘도 어차피 치는 사기 좀 남부럽지 않게 쳐보자고 혼자 다짐하고 있고 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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