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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ryme Jul 11. 2018

음식 대신 운동 습관 만드는 비법

작은 성공의 경험이 가진 힘

음식을 줄이기로 하고 여러 시도를 했다. 운동도 그 중 하나다. 제1목적은 다이어트가 아니다. 쓸데없이 과식하기 쉬운 저녁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었다.

운동보다 식이조절이 다이어트에 더 도움된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기초대사량을 늘리려면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운동하고 나면 더 배고프지 않냐고?운동 효과는 다음에 쓸 예정인데 결과만 말하면 배 안 고프다! 운동 후 배고프단 느낌은 내가 만들어 낸 감정일 확률이 높다.

음식중독을 자가치료하기로 한 즈음, 동네에서 발레 스튜디오를 발견했다. 정말 운명 같은 순간이었다. "발레가 진짜 운동된대" 라는 말을 들어봤지만 선뜻 시도하지 못했는데 도전해 보기로 했다.

나는 운동을 싫어한다. 지금까지 헬스, 요가, 방송댄스 등 해봤지만 일주일을 채운 적이 드물었다. '나만 못 따라가는 거 같아서' '동작이 힘들어서' '지루해서' 등 이유는 많았다.

발레 등록 후 구매한 천슈즈. 토슈즈는 아니지만 발레의 상징 같아서 그냥 기분이 좋아졌다.

이렇게 포기하고 나면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났다. "그래, 내가 그렇지, 뭐. 이렇게 된 거 맛있는 거나 먹자." 그리고 이런 다짐을 한다. 다시는 운동에 돈 안 쓴다!


꼭 돈을 써야 운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돈으로 의지를 사는 세상'이라지 않는가.


내가 다니는 발레 스튜디오는 쿠폰제다. 두 달 동안 원하는 시간에 10번 오는 옵션과 매주 정해진 요일에 오는 옵션이 있다.


나는 강제성을 주기 위해 매주 월요일, 수요일 수업을 듣기로 했다. 12칸으로 나눠진 카드를 받았다. 주2회 월 8회수업에 맞춰 8칸이 빈칸이었다. 수업에 참여할 때마다 선생님이 빈칸에  날짜를 적어준다.

12칸 중 4칸에는 수업 옵션을 적혔고 나머지 8칸은 수업할 때마다 채워졌다.

이게 참 묘했다. 빈칸을 채워가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발레는 재밌었다. 그동안 운동을 중도포기하며 내세웠던 변명이 전혀 생각나지 않았다. 다른 생각 없이 동작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집에서 쉬고 싶거나 갑자기 약속이 생겨 빠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빈칸을 꽉 채우고 싶었다. 휴일이 많은 달이라 아슬아슬했지만 공휴일에도 수업을 해주신 선생님 덕에 8회를 무사히 채웠다.


작은 성공의 힘은 대단했다. 앞으로 뭐든 차근차근 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비전은 크게 가져야 한다. 하지만 당장 작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한다. 이 목표들을 달성할 때 마다 성공의 경험이 쌓인다. 문제해결력 뿐 아니라 내 감정을 어떻게 제어할 지 서서히 알게 된다.


작은 목표를 이룰 때 도움되는 건 작은 네모칸이다. 발레쿠폰처럼 칸을 나눌 수도 있고, to do 리스트를 만들 때처럼 목표 앞에 네모칸을 그려넣어도 된다.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하나씩 체크하고 지워가는 재미가 있다.

구글 메모앱인 keep에는 체크박스 기능이 있어 수업 날짜를 적어두고 활용하고 있다. 발레 한 달 참여를 달성하고 나서 자신감이 생겨 필라테스도 등록핬다.

음식 줄이기도 마찬가지다. 하루 섭취할 음식량(밥 한공기, 고구마 1개 등), 하루 중 마지막 식사를 할 시간상한선(저녁 7시 이후론 금식), 식단(채식, 저탄수화물식) 등을 구체적으로 쪼개서 목표을 정한다. 그리고 그 앞에 네모칸만 그려넣으면 된다.


단 지킬 것을 써내려가면 목표가 뚜렷해진다. 네모칸을 체크하다보면 작은 성공의 기쁨이 생긴다. 목표 달성여부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 다음 계획을 세울 때 참고할 수 있다.


네모칸 하나로 인생이 바뀐다는 건 너무 허무맹랑하지 않냐고?네모칸 그리는 건 너무 쉬우니까 한 번 해보자. 10개 중 1개만 지워도 괜찮다. 목표를 의식하고 해내려 노력했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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