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rryme Oct 13. 2019

행복하게 일하기 위한 7가지 규칙

오랫동안, 더 잘하기 위해서

최근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기로 했다. 그동안은 "성장하고 싶다" "일을 잘하고 싶다" "조직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그저 '뭐든지' '열심히' 했다.


내가 품었던 마음은 지극히 선의였고 틀린 것이 아니었으나 바람직한 것만도 아니었다. 뭐든지 열심히 할 게 아니라 우선 순위를 세워야했고, 당장 잘하려고 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잘할 수 있도록 해야했고, 개인이 노력할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굴러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했다.


일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하기. 그래서 최근 생활 수칙을 세웠다. 대단한 내용이 아니고 '이게 일이랑 무슨 상관일까?' 싶은 것도 있다.


이런 수칙의 첫 번째 목적은 '지키기 위해서'다. 지키면 좋은 것들이니까. 두 번째는 항상 지키지 않더라도 정신을 차리를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아, 나 이런 거 안하기로 (또는 하기로) 했지"라고 스스로 상기시킬 수 있다.


1. A급 성과와 B급 성과를 구분하자

-일에는 급이 없다. A, B, C... 모두 다른 일일 뿐이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 있어서는 일에도 급이 있다. 자신의 R&R를 잘 설정하면 우선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A급 일과 하면 좋지만 급하지 않은 B급 일로 나뉜다. 우리는 가끔 B급 성과 10개를 내려고 A급 성과 1개를 내는 시간과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B급 성과를 위해 야근을 하면서 '아, 나 오늘 열심히 일했네' 생각하기도 한다. A급 성과 1개>B급 성과 10개라는 걸 명심하자.


2. 허리를 곧게 펴고 앉자.

-주로 앉아서 일하다보면 허리를 동그랗게 말고 목만 쭉 빼는 자세가 된다. 일단 건강에 안 좋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수많은 직장인이 있다.


3. 다리를 꼬지 말자.

-역시 앉아 있다보면 다리를 저절로 꼬고 앉는다. 이것도 건강에 안 좋다. 다리를 꼬아야만 일이 잘된다면 우선 한쪽 무릎은 90도로 세우고, 다른 다리를 90도로 접은 상태에서 올려두자. 앉아서 한쪽만 아빠다리를 하는 셈이다.


4. 일의 어떤 단계는 명상의 단계로 남겨두자.  

명상은 별 게 아니다. 나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마음을 먹는 구나'를 알아채는 것이다. 일은 여러 단계로 나눠져 있다. 어느 부분이어도 좋다. 일을 할 때 반드시 한 부분만은 '명상'하는 방식으로 해보자. 시간을 들여 내가 생각하는 것과 이 일이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5. 일에 투여하는 시간을 정해두자.

어느 단계까지는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실행하는 것이 나를 성장시킬 때가 있다. 어느 정도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지에 따라 함께 성장한다. 그럼에도 의도적으로 끊어야 하는 것도 있다. 끊임없이 일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작은 것에 집착하게 되고, 봐야할 것은 놓칠 수 있다.    


6. 완성도는 목표의 90%만 이루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 목표를 높게 잡았다면 모든 일을 '내가 생각하는 완벽'에 맞출 필요가 없다. 쓸데없는 짓이라는 게 아니다. 내 목표의 90%를 했다면 일단 마무리하고 그 이후에 피드백을 받아 고쳐나가자.


7. 개인 차원에서 일을 해결하지 말자. 

모든 사람이 내 맘 같을 수 없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역량을 가진 게 아니다. 모든 사람이 나만큼 내말을 잘 이해할 수는 없다. "아, 일을 왜 저렇게 하냐. 됐다,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는 생각을 하지 말자. 시스템으로 할 수 없는 일을 자꾸 개인의 희생이나 노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된다. 나중에 억울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조직 성장에 도움이 안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단 개인이 해결한다고 해도 결국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계속 염두에 두자.


큼직한 수칙도 있고, 작은 수칙도 있다. 비교적 단기적으로 결과가 보이고 지키기 쉬운 수칙은 '작은 성공의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면 허리 곧게 펴기나 다리 꼬지 않기 같은 것들이다. 지키지 않았을 때 쉽게 알아챌 수 있고,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당장 할 수 있다.


일의 진행 과정에서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끝내야 할 지 모르겠는 수칙들은 때로는 괴롭다. 뭔가 열심히 살아온 지금까지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꼭 지키려고 애써야 한다. 더 오랫동안, 더 행복하게, 더 잘하기 위해서는.


아이유가 예전 일본 팬미팅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올해 아이유는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진화가 중요하지만
안정이나 행복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매년 진화하는 것은 무리예요.
포켓몬도 아니고.

출처: 아이유 일본 팬미팅 - 아이유의 진화론 (포켓몬도 아니고...) (유튜브) 캡처


일을 잘하고 싶은 사람 혹은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늘 열심히 한다. 항상 성장한다는 건 무리다. 대신 지금의 텐션을, 지금의 마음을, 지금의 역량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지를 고민해야 한다. 물론 늘 열심히, 늘 잘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매거진의 이전글 위로가 된 건 돈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