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 그녀가 울고 있었다.

의지에 반응하여 공감하다.

by kamaitsra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버스, 같은 자리.


회사의 셔틀버스에 올라타면 습관처럼 이어폰을 귀에 꽂고 유튜브 정치 채널을 켠다.

언제나 피곤한 표정으로 버스에 오르는 사람들, 사실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그 버스에는 내 맞은편 대각선에 앉는 사람이 있다.

밝은 표정으로, 단정한 옷차림의 그녀.

나는 이름도, 나이도 부서도 모른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녀의 모습은 자주 눈에 들어왔다.

사심 때문은 아니다. 그냥 그런 사람이 있다.

나도 모르게 자꾸 시선이 향하는 사람.


그날도 습관처럼 영상을 틀고 시끄러운 목소리를 듣던 순간,

무언가 낯선 기운이 나를 돌아보게 했다.


맞은편 그녀가 울고 있었다.


작고 고운 얼굴이 붉게 물들었고, 눈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손으로 눈물을 몇 번이고 훔쳐냈지만, 흐름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는 그 슬픔을 숨기려 애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슬픔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저절로 새어나오는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시끄러운 이어폰 속 목소리가 멀어지고

나도 모르게 그녀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왜 우는지 몰랐지만, 알지 못하는 사이 나의 가슴은 이미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 순간 내가 느끼던 감정은, 분명 내 것이 아니었다.


공감이라는 건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속에 숨겨진 작은 의지 하나를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함께 느껴주는 것일지 모른다.


그녀는 아마도 자신이 울고 있다는 걸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겠지만,

그녀도 모르게 '슬프다'는 마음, '위로받고 싶다'는 마음이 작은 의지가 되어 바깥으로 흘러나온 것 같았다.


그 순간 내 마음은, 그녀의 작은 의지에 본능적으로 반응해버린 것이다.


그녀가 울고있는 데 이상하게 나도 슬퍼졌다.

그녀의 눈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눈가가 뜨거워졌다.


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그 표정이 오래 기억났다.

우리가 사는 동안, 타인의 의지에 나도 모르게 반응하고,

그 반응 속에서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날 아침 버스에서의 짧았던 순간처럼.

슬픈 표정을 짓던 그녀의 얼굴과,

같은 표정을 하고 있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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