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까마리 7월 마지막 주
2주 동안 정말 바빴다. 회사 일도 많았고 내 개인적인 상황도 급박하게 돌아가는 바람에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금은 약간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쳤다고 몸소 느끼고 있다. 아껴뒀던 연차를 써야할 때가 왔다.
일은 힘든만큼 재밌기도 했다. 오늘 리뷰한 결과물에 내 욕심과, 너무 많은 생각과, 헤맴이 다 묻어났다. 혼자 했으면 어떻게 마무리 짓지 싶었다. 당장 작업은 내가 오롯이 다 하는 것이지만 이런 피드백은 좋은 가이드가 된다.
오후 세시가 넘어서야 느즈막히 점심을 챙겨먹을 수 있었다. 점심시간마다 미어터져서 기다려야했던 식당이 한산했고 그 분들도 그제야 점심을 드신 듯 했다. 바쁠 때만 왔어서 한산한 실내가 낯설었다.
밥을 먹으며 천천히 브런치글을 읽었다. 밖에서 밥을 먹을 때는 역시 글이 제일 잘 읽힌다. 밥 먹는 속도와 맞춰서 글을 볼 수 있어서 좋아한다.
최근에 가장 눈여겨보고 있는 어떤 브랜드의 대표님이 쓰는 글이었다. 브런치가 아닌 채널에서는 힘들지만 즐겁고, 유쾌하게만 그려졌던 브랜드인데 브런치에서는 그만큼의 고민과 고생, 고뇌가 묻어난다. 나는 이 브랜드로 인해 스스로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완성된 것만을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다. 꼭 일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성격도 그러했었다. 안좋은 일이 있어도 혼자 삼키고 메모장에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런 타입의 사람. 결국 일을 해결하는 것은 나이기에, 정말정말정말 최측근을 제외하고는 늘 모든 일이 정리가 되면, 내가 이야기를 할 준비가 되면 이야기를 하곤 했다.
혼자 삼키는 것이 내가 노력하는 것이라면 얼마 안가 버티지 못했겠지만 나는 메모장에 신랄하게 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정말 마음이 후련해짐을 많이 느꼈다. 물론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후련하다고 착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빈틈이 있는 사람은 매력적이다. 친근하게도 느껴지고 동질감이 들기도 하고. 결국 사람들은 멋지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 나 역시도 매번 완성형이 되었을 때만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위의 브랜드가 풀어나가는 방식을 보면서 빈틈을 보인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크게 느끼고 있다.
완성형을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은 과정형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고 어렵기 때문이라는 뜻도 된다. 나는 정리가 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라고 이야기했지만 속내는 두려웠던 것이 아닐까. 난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걸까? 왜 그렇게 두려워졌을까?
문득 드는 생각으로는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충족할 자신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애초에 드러내질 않으면 기대를 하질 않으니 혼자서도 즐거운 세상으로 그냥 꼭꼭 숨어버리는 것이지. 이것이 내가 상처받지 않는 방법이니까.
이런 상태가 만족스럽다면 상관이 없다. 하지만 나는 계속 드러내고 싶어하는 사람인 것 같다는 게 요즘의 결론이다. 나는 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준비가 될 때 해야지 라고 하지만 그 때가 언제란 말인가.
나도 나를 모르겠다. 서툰 모습도 보여주면서 친근하게 다가가고도 싶고, 완성형을 보여주며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도 싶다. 내가 어떤 컨텐츠를 하든 이 고민의 딜레마에선 벗어나지 못할거야.
난 어쩌고 싶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