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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희 Sep 10. 2020

스무 살에 은퇴한 축구선수, 잘 살고 있습니다.(10)

'스무 살 이른 실패를 딛고'

스무 살, 이른 실패를 딛고                                                

  스무 살 이른 실패를 경험한 후 다시 시작한 공부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성공을 경험했습니다. 약 70만 원의 장학금은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금전적인 측면보다 더 큰 심리적, 정서적인 만족감을 갖게 했습니다.


  개인적인 만족보다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드리고 안정감을 갖게 해 드린 것이 가장 기뻤습니다. 몸 고생, 마음고생하시며 운동하는 내내 뒷바라지를 하셨던 부모님은 끝까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한 아들이 원망스럽기도 하셨을 텐데 다시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했을 때도 묵묵히 지지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어긋나지는 않을까, 마음 못 잡을까 얼마나 마음 졸이셨을까요. 그런 부모님께 장학생이 됨으로써 조금이나마 듬직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자

  등록금과 생활비까지 지원받으며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내색은 안 하셨지만 아들 축구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운동을 그만두고 가끔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며 아버지가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 느꼈습니다. 나중일이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한화생명보험에 공채로 입사하여 지점장이 되었을 때는 설계사 일을 하셨던 어머니가 얼마나 열심히 살아오셨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2005년 당시 최저임금이 3,100원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더라도 장학금으로 받았던 70만 원을 벌려면 200시간 이상을 일을 해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아무리 해도 학기가 진행되는 16주 동안 등록금 300만 원을 벌 수는 없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70만 원이라는 장학금을 받아보니 장학금을 받는 것이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최고의 효도’ 이자 ‘가성비 좋은 투자’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학기를 앞두고 저는 다른 것을 생각하지 않고 ‘가성비 좋은 투자’에 올인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더 노력해서 더 많은 장학금을 받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학점 4.0,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받기로 결심하며 1학기 작은 성공의 기초가 된 '지각, 결석 없이 과제 내고 시험 보자'에서 '과제 조금 더 잘 내고, 시험도 잘 보자'는 각오와 목표로 2학기를 맞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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