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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희 Dec 04. 2020

스무 살에 은퇴한 축구선수,
잘 살고 있습니다.(33)

평범한 삶의 마침표, 다시 도전

평범한 삶의 마침표, 다시 도전                                             

유럽 현지 연수를 받기 위해 출국하기 전 회사에 퇴사 의사를 밝혔고 3년 6개월간의 직장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회사생활은 힘들었지만 나이와 경력을 떠나 같은 일을 하며 고민하고, 기뻐하며 동거 동락했던 동기 그리고 선배 지점장님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많이 아쉬워 퇴사 소식이 전해지자 저를 아끼던 선배분들이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라고,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며'전화를 주시기도 했습니다. 


  몇몇 분들이 설득을 하시기는 했지만 대체로 분위기는 제 선택을 존중해주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주는 분위기였습니다. 과거에는 지점장 업무가 너무 힘들어서 초임 지점장들이 몇 달 버티지 못하고 집에 가는 사람이 많아서 선배 지점장들의 임무 중에 하나가 도망간 지점장을 잡아오는 것이었다고도 하던데 근래에는 회사를 떠나려는 사람들을 굳이 잡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도 너무 안 잡기에 약간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생애 첫 직장이자, 첫 직업에서 떠났습니다.

     

  부푼 꿈을 갖고 도착한 스코틀랜드. 축구의 종주국인 영국 연방에 속한 나라답게 사회, 문화 속에서 축구의 위상은 한국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습니다. TV로만 보던 유럽축구문화를 현지에서 접하며 지도자 교육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꿈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꿈을 찾아 떠나왔으니 꿈꾸는 기분이 드는 것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꿈과 가까워지는 기분에 행복과 설렘으로 가득했으나 이제는 가장이었기에 꿈 그다음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함께 연수를 갔던 지도자들과 만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축구 현장을 오래 떠나 있었기에 현재 한국 축구의 실상에 대해 배울 수 있었고 저희 선택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축구 현장 밖에서 보고 느끼던 것과 현장은 많은 괴리가 있었기에 밤마다 산책을 하며, 일기를 쓰며 고민이 계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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