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박수종 Oct 13. 2022

어른도 인지발달이 계속될 수 있다.

유아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학자 중 한 사람이 Piaget일 것이다. 과목마다 이론적 기초로 항상 Piaget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그의 이론을 이야기하면서 어른도 영유아처럼 급속도로 인지발달이 일어날까? 궁금했다. 어떤 사람들을 보면 절대로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는다. 남의 의견에 한 치도 다가가지 않은 채 앵무새처럼 자신의 의견만을 이야기한다.

Piaget


Piaget의 인지발달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 도식, 동화, 조절이다.

도식이란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라는 도식이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똑같은 개라는 도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엄마의 말이나 그림책에서만 본 “멍멍 짖고 털이 있는 다리 4개를 갖고 있는 동물”을 “개”라는 도식으로 갖고 있는 아이와 실제로 개를 키우면서 알게 되는 “개”에 대한 도식은 비교할 수 없이 다를 것이다.


동화란 새로운 환경 자극에 반응함으로써 기존의 도식을 사용해 새로운 자극을 이해하는 것이다. 처음 영아가 세상의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모두 “ 빨기 도식”으로 알아나가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인 조절이란 기존의 도식으로 새로운 사물을 이해할 수 없을 때, 기존의 도식을 변경하는 것이다. 이때 도식의 질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5세 된 유아가 하늘에 날아다니는 모든 것을 “새”라는 도식으로 인식한다. 나는 것을 볼 때마다 아이는 그 사물이 자기가 갖고 있는 기존 체계, 즉 “새”라는 것에 자신의 생각을 동화시킨다. 어느 날 “비행기”를 보게 된다. 그것을 기존 개념인 “새”에 결부시키려고 하지만 모양, 크기 등이 너무 다르다. 이때 기존 체계를 변경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이런 상태를 불균형 상태라고 한다. 불균형을 느낀 아이는 답답하고 궁금할 것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물어보거나 책을 보고 그것은 “비행기”라고 알게 된다. 아이는 “새”와 “비행기”의 차이를 알게 되는데 이때 평형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유아교육에서는 아이들에게 인지적 불균형을 일으킬 상황을 많이 만들기를 권한다.

친구들과 보드게임을 할 때 내가 이기기 위해 친구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가늠해보고, 같이 모여 요리도 해보고 동극을 하기 위한 배경을 만들어보고 시장놀이도 해보면서 의견을 교환해보고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듣는 기회를 갖게 한다. 소그룹으로 활발한 상호작용을 할 때 불균형을 느끼는 기회가 많아지고 그걸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인지발달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혼자 앉아 학습지를 하거나 스마트기기로 영어 듣기만을 주야장천 시키면서 읽기, 셈하기를 하고 곱셈까지 할 수 있다고 영어 몇 마디를 할 수 있다고 자랑스러워할 일이 아니다. 그건 진정한 인지발달이 아니다.


어른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사람, 내가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 그 불편함이 인지적 불균형 상태인 것이다. 인간은 이런 불편함을 마주했을 때 어떡해서 든 지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것은 본능일 것이다.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회피다. 그냥 그런 사람과 인연을 끊거나 혼자 참아내는 방법이다. 아니면 기분전환 거리로 도망가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의 부작용은 그러다 보면 주변에 남는 사람이 하나도 없거나 어쩌면 내가 내 도식만을 고집하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결론이 날 수 있다.


둘째는 알아보는 것이다. 내 도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에서 한 발 물러나 이런 경험에 비춰 나를 다시 알아보는 것이다. 왜 저 사람이 불편한지 왜 이해하기 힘든지 알아본다. Jung에 의하면 내가 싫어하고 불편한 사람의 모습엔 내가 인정하기 힘든 나의 모습이 투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숨기고 싶은 모습을 드러내 주는 사람이 싫고 불편한 것이다.


또는 정말 내가 몰랐던 세계가 있을 수 있다. 내가 가늠하기 힘든 그 만의 인생살이와 과정 속에서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 됐을 수도 있다. 그에게 더 경청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물어보고 이해해보려 노력해볼 수 있다. 비행기를 처음 본 아이처럼 해보는 것이다. 너는 왜 새가 아니고 이렇게 크고 번쩍거리고 차가운지 화를 내지 말고 어떻게 해서 그렇게 크고 빠르게 나는 비행기가 되었는지 물어볼 수 있다.


유아들은 아직 세상에 호불호와 편견이 없다. 이 세상 모든 것을 경이로운 눈빛으로 알아본다. 뜨거운지 차가운지 모르고 무조건 만져봐야 직성이 풀리고 베란다에 내어둔 걸레와 슬리퍼까지도 입에 넣어서 알아보려는 적극성을 갖고 태어난다.


늘 Piget의 이론을 강의하면서 어른이 되었다고 모든 것을 다 아는 양 내 것만을 지키기에 급급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도 아직 더 자랄 수 있다. 평생 성장하고 싶다.


* 이론에 대한 설명은 정옥분의 <아동발달의 이해>를 참고했습니다.


이전 07화 그림은 아무나 그리나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강의하고 육아하며 나도 자란다.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