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다리 한 점의 따뜻함

by 박수종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며 따뜻함을 쌓아가는 시간의 힘이 세다는 걸 느낀다. 매일의 일상에서 관심을 보여주는 말들을 주고받고 사랑의 언어를 사용하는 일은 위선이 아니다. 상대를 바꾸려 하지 않고 그대로의 모습을 살피고 그 마음에서 시작하는 배려있는 말들은 사랑이 피어나게 한다.


아무것도 아닌 손등의 어루만짐, 친구가 밥 위에 올려주던 코다리 한 점, 외출할 때 달려 나와하는 잘 다녀오라는 인사 한마디, 날 위해 사다 주는 케이크 한 조각, 내가 잘해나가고 있다는 격려 한마디 이런 것들이 당연한 관계를 당연하지 않고 소중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순간은 ‘내가 널 얼마나 아끼는데’, ‘내가 널 사랑해서 하는 말인데’라는 공허한 말속에 있지 않았다. 무심코 나오는 이런 작은 행동들에서 나온다. 행동에서는 사랑을 느낄 수 없는데 말로만 하는 사랑의 외침은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내 가슴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데, 날 바꾸려 하고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하니 그 말이 나를 옥죄며 내가 냉담한 인간인 건가 내가 사랑이 없는 사람이 아닌가 자책하는 시간이 많았다.


지나가는 말로 한 나도 잊고 있던 것을 기억하고 챙겨주는 사람, 뒤늦게 나를 배려해 줬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들 그런 것을 느낄 때 감동하게 된다. 그 배려의 마음을 배우고 싶어 진다. 나도 그런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진다.


난 어릴 때는 이런 행동들이 위선적이라고 생각했다. 꼭 말로 해야 알까? 내 마음 다 알겠지 이런 생각이었다. 사실 남에게 큰 관심도 없었고 그래서 그런 행동이 나오지도 않았다. 억지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마음속에서 저절로 생기는 마음이 아니면 위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살면서 그런 작은 배려를 받고 보니 결코 위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도 노력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 것들이 소중 하다. 그런 것들을 알고 싶었다. 그냥 나에게 사소하게 무심하게 머무는 따뜻한 눈빛과 어루만짐이 필요했다. 큰 걸 바라지 않았다는 걸. 그 작고 따뜻한 말 한마디, 토닥임이 뭐 그렇게 어려운 일이라고 아꼈는지 모르겠다. 그걸 주면 줄수록 나에게 따뜻한 힘이 커지는 걸 느낀다. 비수 같은 말을 쏟아내고 남을 비난하면서까지 날 보호하고 방어했는데 오히려 나 자신조차 사랑하기 힘들었다. 남을 비난할수록 내가 싫어졌다. 날 위해서라도 따뜻한 마음을 내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래서 난 오늘도 내가 받고 싶었던 세심한 관심과 따뜻한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주려 노력하며 내가 사랑받듯 위로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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