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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나씩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by 김까미

무기력이 한차례 찾아온 뒤로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야겠다고 결심했다. 다행히 5월 마지막 주를 끝으로 자람패밀리의 강점과 아동기 수업이 마무리됐고, 5월 북클럽도 일단락되었다. 6월 북클럽은 이어갈 예정이고, 합평 모임은 6월 첫 주까지 진행한 후 두 달간 방학하기로 했다. 돈독 미션은 새로 책을 추가하지 않고 기존 책을 완독 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주간십은 그대로 이어가고, 심리상담 세션은 6월로 미뤄두었다. 아직 남은 세션이 3~4회 정도 있지만, 요즘 자꾸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다. 아티스트웨이 모임과 운동 관련 오픈채팅방도 계속 참여 중이고, '공부하는 언니들' 미션도 두 번째로 참여했다. 혼자서는 진도를 내기 어려울 것 같아 통계 책 공부를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이처럼 활동을 줄이려 했지만, 어느새 다시 무언가 하나둘 붙고 있다. “힘내지 않기로 해놓고선 뭐 하는 짓이냐”며 스스로를 비판하게 되기도 하지만, 그냥 힘을 빼고 6월의 활동을 정리해 보았다.


# 6월의 활동

- 아티스트웨이 : 모닝페이지, 아티스트 데이트, 산책, 회고록, 과제

- 자람 북클럽 : 『숨결이 바람 될 때』

- 주간십 : 절약 습관 유지

- 공부하는 언니들 : 통계 공부

- 돈독 : 『배당주 투자의 정석』 완독 하기

- 운동 습관: 오픈채팅방 인증 (운동습관, 마미홈트, 그래서 운동습관 클래스)


활동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은 ‘숨 쉬듯 하는 활동’들 — 책 읽기, 운동, 글쓰기 — 중심이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건 통계 공부 하나다.


최근 2주간 데이터 사이언스 부트캠프에서 ‘데이터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금 배우는 과정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 여정은 생각보다 길고 배울 것이 많기에, 억지로 힘을 내지 않고 해나가고 있다. 완벽하게 이해하려 애쓰기보다는 핵심과 뼈대를 먼저 짚고, 이후 반복해서 익히는 방식을 택했다. 매일 학습 분량을 업무시간(10시~6시) 내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시간 이후에는 물리적으로 집중할 여유가 잘 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할 일을 정리하는 작업은 업무시간 이외에 더 하고 싶은 공부를 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중이다.


이런 방식이 나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시작만 거창하고 끝을 맺지 못하던 과거의 프레임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프로젝트를 하며 예전 회사에서 팀장과 부딪히던 시간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느꼈다. 발표를 준비하며 핵심을 정리하고, 팀원들과의 협업 속에서 발표자로 나서는 내 모습이 꽤 마음에 들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실행 코드가 오래 걸리는 상황에서 '왜 미리 안 했을까' 하는 후회와 자기 비난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것은 마치 전 팀장의 목소리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동시에 '그 주말엔 가족과 함께했잖아', '지나간 시간은 어쩔 수 없어', '이제부터 방법을 찾자'는 위로와 전략적 사고도 나에게서 나왔다.


그 변화가 반가웠다. 전 팀장의 그림자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는 걸 느꼈다. 팀원들과의 피드백 속에서 ‘내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려 노력했고, 그것이 꽤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달라질 거야!” 하고 두 주먹 불끈 쥐지 않아도, 나는 서서히 변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이, 지금 나를 조금씩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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