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불안을 키운다

불안과 생각 중독의 고리

by 김까미

3주 만에 브런치를 다시 열었다. 자신감이 차오르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내려오는 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 그냥 흘려보내려 했지만, 시간이 길어지자 정리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자판을 두드린다. 6개월간의 교육 과정도 이제 2주 남았다. 프로젝트 발표회와 졸업이 동시에 이뤄진다. 프로젝트는 그럭저럭 이어가고 있지만, 문제는 그 이후다. 끝나고 맞이할 일상을 어떻게 보낼지 생각하면 불안이 엄습한다.


나는 정해진 루틴과 누군가와의 만남에서 안정감을 느낀다. 하루하루 달라지더라도 루틴이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는 ‘나만의 루틴’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늘어져 버리지 않을까? 이런 불안이 끊임없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우선은 약속을 잡아두었고, 필라테스도 꾸준히 예약해서 다니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만, 말 그대로 ‘마음만’ 먹은 상태라서 잘 지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다.


최근 읽은 책에서 “생각 중독”이라는 개념을 접했다. 나는 불안하니까 생각을 과하게 하고, 생각이 과해지니까 불안해지는 악순환이라고만 여겼다. 그런데 저자는 불안이 먼저이고, 과잉된 생각은 그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 설명에 깊이 공감하면서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잠자리에 들 때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채용 공고를 뒤적이다가, 당근마켓 알바 알람까지 켰다. 새로운 공고를 볼 때마다 ‘할 수 있을까’와 ‘하기 싫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한숨을 쉰다. 그러다 “나는 결국 아무 일도 못할 거야. 경력 단절녀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극단적인 생각에 닿기도 한다. 하지만 곧 “아니야, 할 수 있는 일이 어딘가에는 있을 거야. 희망을 놓지 말자. 그보다 먼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또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게 더 생산적이겠지”라는 쪽으로 마음을 돌려본다. 문제는 아직도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사이클이 돌 때는 한숨을 쉬고, 가족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반대로 긍정적 사이클이 돌 때는 차분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러면서 “내가 이렇게 감정적인 사람이었나?” 싶다가도, 동시에 “감정에 솔직해진 건 좋지만, 좀 더 세련되게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그래서 글을 쓰고, 사색하고, 산책하고, 운동을 하며 나 자신을 다독이고 있는 것 같다. 답은 아직 없지만, 멈추지 않고 걷고 있다. 지금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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