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일이 뭘까

강점으로 풀어보는 나의 일

by 김까미

이 회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그 의미를 생각하다 보니,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는 사람일까?’

강점이란,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개인의 특징이라고 배웠다. 강점이 편안하게 발휘되고, 그것이 인정받는 상황에서 사람의 얼굴빛은 달라지고 에너지는 채워진다. 그런 장면을 나는 주변에서 많이 보아왔다. 나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어떤 순간에 나의 강점이 드러나는지 ‘일하는 나’를 찬찬히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인식하고 있는 나의 강점은 유대감, 공정성, 심미안, 그리고 호기심이다. 새로운 일이나 콘텐츠, 낯선 영역을 접할 때 이해되는 부분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지점이 생기면 망설임 없이 질문한다. 이해될 때까지 계속 묻는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해의 방향’이다. 같은 설명을 들어도 서로 다른 이해를 하고 있다면, 결과는 전혀 다른 곳으로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중간 결과를 빠르게 공유하는 편이다. 지금 내가 이해한 방향이 맞는지, 상대의 의도와 어긋나지 않았는지를 과정 중에 계속 맞춰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믿는다.


심미안은 특히 문서 작업을 할 때 또렷하게 드러난다. 정렬이 어긋난 부분, 눈에 걸리는 오타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손을 대고 싶어진다. 어릴 적 ‘윌리를 찾아라’나 틀린 그림 찾기, 매직 아이 같은 것을 유독 좋아했던 이유도 아마 이 감각과 닿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놓친 미세한 차이를 발견했을 때의 작은 희열이 분명히 있다. 이전에 다뤘던 시스템 역시 띄어쓰기 하나, 글자 위치 하나로 오류가 발생하고 정확성이 중요한 정보들을 다루는 일이었다. 그 환경은 나의 강점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래서 그 일을 하며 즐거움을 느꼈던 기억이 남아 있다.


나는 조직 안의 규칙이 정해졌다면 그 규칙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기안 절차, 휴가 사용 방식, 야식비나 비용 처리 같은 것들도 팀과 회사의 분위기에 맞게 운영하되, 개인의 사정 역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 가치가 나에게 중요했기 때문에 이전 회사에서 쉽게 그만두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다른 회사에서는 개인의 휴가를 이렇게 존중해주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지금 이 회사에서 경험해 보니 그 걱정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반차인데도 자리에 남아 있으면 “오늘 휴가잖아요, 얼른 가세요” 하고 등을 떠밀어주고, 회의나 업무 일정도 자연스럽게 조정해 준다. 그런 경험들이 반복되며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렇게 함께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는 유대감이 채워질 때 가장 기쁘다. 외부 요청이 몰려오거나, 아직 담당이 정해지지 않은 일을 발견했을 때 “누가 해야 하지?”라는 말이 나오면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말한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같이 해요.”
“그건 제가 할게요.”

그런 말들이 오가는 공간에서는 나 역시 반대의 상황에서 망설이지 않게 된다.
“그건 내가 할게요.”
“같이 해요.”
라고 말하며 기꺼이 나서게 된다. 그 순간, 내 에너지가 채워지는 걸 느낀다.


회의를 4~5개 연달아, 30분 혹은 1시간 단위로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머리가 멍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팀원이나 팀장이 건네는 “괜찮으세요?”라는 한마디. 예전의 나는 습관처럼 “괜찮아요”라고 답했다. 지금은 다르다.

“아니요, 안 괜찮네요. 10분만 쉴까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이 정도도 못 버텨?’라는 자기 비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니 상대의 말이 배려가 아니라 지적으로 들렸고, 괜히 자존심이 상하곤 했다. 이제는 그 한마디의 의도를 ‘배려’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괜찮지 않다고 인정하고 나면, 오히려 에너지가 회복되어 다시 업무에 빠르게 몰입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온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완벽주의를 내려놓고, 생각을 먼저 풀어내며 팀원들과 상의하면서 함께 일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일하는 나와 가정에서의 나, 나 개인으로서의 나 사이의 균형을 조금씩 맞춰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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