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열심히 하면서, 아픈 아이 돌보기

워킹맘이 고비를 대처하는 방법

by 김까미

2026년을 시작하는 기분이 꽤 수월했다. 증식되는 일들을 쳐내며 진행되는 감각이 좋았다. 1월 말이 되니 증식되던 일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그래서 2월의 첫 주말은 일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알차게 보내리라 마음을 먹었다. 남편과 뭐 하면 좋을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가 다가와 말한다.


“엄마, 나 목이 아파. 따끔따끔해.”

좋은 순간만 계속 있지 않은 것이 인생이라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며칠 전 로봇코딩 대회에 참여한 아이였기에 긴장이 풀려서 감기가 들었다고 생각했다. 일정을 계획하던 것을 멈추고 병원에 다녀왔다. 아직 독감이 아니라고 해서 안심했다. 이대로 열나지 않고 지나갔으면 바랬지만, 밤새 38-39도를 넘나들며 해열제가 듣지 않았다. 급히 휴가를 내고 아이를 데리고 다시 병원을 찾았다.


독감 수액 맞는 아이. 두 번째라 씩씩하다.

확실한 b형 독감이다. 링거를 맞는 아이 옆에서 학교와 학원 스케줄을 조정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수액의 효과인지 아이 컨디션이 정상이다. 너무 잘 놀아서 거의 세 달 만에 조깅하러 집을 나섰다. 아이가 아프지만 지금 당장 숨이 넘어갈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11년의 경험으로 알기에, 짬을 내서 나를 돌보기로 했다.


밤새 열 재느라 잠을 설쳤던 탓에 낮잠을 잘까 싶었지만, 0도의 날씨에 오후 햇살 아래 달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밖을 나섰다. 맞아! 겨울 러닝은 이런 거였지! 시원함과 싸늘함 사이 어딘가에서 달리기를 멈추면 땀이 식어서 춥기 때문에 계속 달리게 되는 매력을 듬뿍 느끼고 나니 행복했다.


마음 한편에서는 아이가 아픈데 엄마가 혼자 뭐 하는 거지? 하는 비난을 누군가가 할까 봐 불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사람이 내 인생을 살아줄 것이 아닌데, 굳이 그런 생각까지 내가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니, 불안이 가라앉았다. 소진된 에너지를 채워서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간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간식을 챙겨주고 쉬다 보니, 아이가 낮잠을 잔다. 나는 다시 내 할 일을 찾아서 책상 앞에 앉았다. 한참을 자고 일어난 아이와 저녁을 먹고 치우는데, 다시 열이 난다. 다음 날 하루 종일 혼자 두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빠르게 내렸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시어머님께 집으로 와주시길 부탁드렸다. 일정 조정을 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하루는 남편이 휴가를 내고, 나머지 이틀도 시부모님께 방문을 부탁드렸다. 그렇게 독감 격리 5일의 돌봄 스케줄을 정리했다.


남편 휴가인 날은 작정하고 야근을 했다. 급한 일은 아니지만 미리 해둬야 내 마음이 편한 일이기에 닥쳐서 하고 싶지 않았다. 평소의 컨디션이었다면 매일 조금씩 해서 야근까지 하지 않아도 가능한 일이지만, 아픈 아이 곁에 있어주려면 앞으로 칼퇴근을 해야 하기에 미리 작업을 하고자 했다. 이런 나의 노력과 애씀이 쌓여서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시니어가 되고, 집에서는 다정한 엄마의 역할까지 해내고 싶다. 이것이 내가 가정과 일의 균형을 잡으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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