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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효과를 위해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어야 할까?

뇌과학적 음식 섭취 방법

공부는 많은 정신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들어있는 다양한 영양소 중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은 몸의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공급하기 때문에 '3대 영양소'라고 합니다. 물과 무기 염류(칼륨, 칼슘, 철, 인, 나트륨 등), 비타민(A, B, C, D, E, K 등) 등은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몸을 구성하거나 생리 작용을 조절하기 때문에 '부영양소(조절 영양소)'라고 부릅니다.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는 밥이나 빵, 면, 감자, 고구마 등을 먹게 되면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빠르게 분해되고, 혈류를 통해 포도당이 돌면서 우리 몸에 있는 모든 세포의 기본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특히 뇌는 전체 포도당의 약 60퍼센트 가량을 소모하기 때문에 공부를 할 때 탄수화물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소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달걀 등을 먹으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됩니다. 아미노산은 정신기능을 주관하는 도파민, 혈압을 조절하는 노르아드레날린, 감정과 쾌락, 수면, 진통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을 만드는데 원료로 사용됩니다. 단백질은 뇌세포를 포함한 모든 세포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기때문에 단백질 섭취도 중요합니다.      


상온에서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몸에 좋은 불포화 지방이 풍부한 생선이나 견과류, 녹색 채소 등을 먹으면 지방이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리드로 분해됩니다. 지방산 중에 생선 기름에 많이 들어있는 DHA(Docosahexaenoic acid, 도코사헥사에노산)는 두뇌 작용을 활발하게 하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방은 뇌세포막을 포함해 모든 세포막의 구성성분이기 때문에 지방 섭취도 중요합니다. 다만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하는 버터나 돼지기름 등의 동물성 지방과 가공 식품(패스트 푸드)을 만들 때 생기는 트랜스 지방은 과다하게 섭취하게 되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서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심장병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시금치와 당근, 토마토 등에 풍부한 비타민 A는 신경조직의 형성을 돕고, 콩과 옥수수, 현미 등에 풍부한 비타민 B는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도우며, 귤과 레몬, 피망, 키위, 브로콜리 등에 풍부한 비타민 C는 뇌에서 도파민이 노르아드레날린으로 전환할 때 필요합니다. 생선과 간, 달걀 노른자, 해조류 등에 풍부한 철분은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요소기 때문에 뇌에 원할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중요하고, 조개류와 잣, 녹차 등에 풍부한 아연은 뇌세포의 분열과 성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식사 후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이 사고나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유의미한 보고서의 내용은 흥미롭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15분 뒤에 주의집중력이 증가했고, 고단백 식품을 섭취하고 1시간 뒤에는 기억력이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아이스크림 형태로 지방을 섭취했더니 뇌의 집행 기능이 3시간 동안 향상된 상태를 유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와는 달리 혈당치를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 혈당 수치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실험 결과를 통해 공부를 하기 전이나 쉬는 시간에 크림이 들어간 커피나 치즈 한 조각을 먹는 것이 학습 효과를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당 지수에 따라 다른 효과를 냅니다. 당 지수란 탄수화물이 혈당치를 어느 정도 증가시키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혈당은 포도당의 형태로 뇌와 신체를 움직이는 주요 연료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사과의 당 지수는 34인데, 이는 혈당치에 미치는 사과의 효력이 순수 포도당(100)에 비해 34퍼센트 정도라는 것을 뜻합니다. 설탕과 케이크, 빵 등은 당 지수가 높은 편이고, 야채와 과일은 당 지수가 낮은 편입니다.      


한 실험에서 참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잼빵과 오렌지 주스, 요구르트 등으로 아침을 먹게 했습니다. 한 그룹은 당 지수가 100인 주스와 요구르트를 줬고, 다른 그룹은 당 지수 67, 또 다른 그룹은 당 지수 32인 음료를 줬습니다. 몇 시간 뒤에 참여자들의 정서를 평가했더니 당 지수가 높은 아침을 먹은 집단일수록 적대적이고 무뚝뚝했습니다. 그리고 포도당 분해 능력이 뛰어날수록 더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12~1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침 식사를 한 후에 색단어 테스트와 수반 자극 과제를 실시했습니다. 실험 결과 당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 아침을 먹은 집단이 당 지수가 높은 음식으로 아침을 먹은 집단이나 아침을 먹지 않은 집단에 비해 집행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행 능력의 향상은 식사 후 2시간이 지났을 때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영국의 한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서 같은 양의 음식을 다르게 먹는 실험을 했습니다. 한 그룹은 같은 양을 두 번으로 나누어서 제공했고, 다른 그룹은 네 번으로 나누어서 제공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은 오전 9시와 오후 1시에 밀크쉐이크를 반 잔씩 먹었고, 두 번째 그룹은 오전 9시와 11시, 오후 1시와 3시에 밀크 쉐이크를 4분의 1잔씩 먹었습니다. 밀크쉐이크를 먹고 1시간 뒤에 두 집단의 반응 시간과 언어 추리, 기억력 등을 측정하는 과업을 수행했습니다. 그랬더니 밀크쉐이크를 네 번으로 나누어서 조금씩 먹은 그룹이 과제 수행을 훨씬 잘 했습니다. 연구팀은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는 것보다 적은 양을 여러 번 먹는 것이 혈당치를 조절하는 시간적 여유를 주기 때문에 사고력과 기억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추측합니다.      

음식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식사를 평소보다 절반만 먹고 나머지는 2시간 뒤에 먹거나 간식으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피자나 파스타, 샌드위치같은 고탄수화물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당 지수가 낮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좋은 지방이 고르게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간식으로는 좋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과일과 채소, 좋은 지방이 많이 함유된 견과류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수분 섭취량이 2퍼센트만 부족해도 주의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므로 쉬는 시간마다 물을 한 잔 정도씩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피곤하거나 졸음이 올 때는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차, 초콜릿 등을 적당량 먹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과 관련된 정보를 알고 난 뒤부터 오히려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더라도 스트레스가 커지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식사 때마다 모든 음식을 싸 가지고 다닐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급적 건강과 두뇌에 도움이 되는 음식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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