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어떤 소리와 조명이 공부할 때 도움이 될까?

뇌과학적 소리 조명 조절법

공부할 때는 집중해야 되므로 소리와 조명, 냄새, 책걸상 상태 등의 환경도 중요합니다. 대부분 주어진 학습 공간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최적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몇 가지 노하우를 알고 있으면 자신의 공부방 못지 않은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소음과 조명에 대한 실험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한 실험에서는 배경 음악이나 도시의 소음, 사람들이 잡담하는 소리 등 대부분의 소음이 과제 수행 능력을 떨어뜨렸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음 중에서도 공부할 때 가장 귀에 거슬리는 것이 띄엄띄엄 끊겼다가 들리는 대화나 통화 소리입니다. 한 연구팀이 소음이 과제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을 분석했더니 독서나 문자 해독, 숫자 계산 등 인지 과제를 수행하는데 대화나 통화 소리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연구팀은 배경음악의 영향도 분석했는데, 긍정적인 감정과 운동(업무) 수행 능력은 좋아졌지만 읽기 능력은 떨어진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렇다면 백색소음은 공부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백색소음(白色騷音, White Noise)이란 주파수 스펙트럼이 전체적으로 넓고 일정해서 쉽게 귀에 익숙해지는 소음을 뜻합니다. 선풍기나 에어콘, 청정기, 환풍기 등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잡음이나 바람, 비, 폭포, 파도, 새 등 자연에서 나는 소리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백색소음은 긴장을 줄이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부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됩니다. 한 연구팀이 중학생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더니 조용했을 때보다 백색소음이 있을 때 기억력이 떨어졌습니다. 안타깝지만 소음으로 가득한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공부가 잘 된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입니다.      


다른 실험에서는 성격에 따라 소음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습니다. 실험 결과 모든 참여자가 조용할 때보다 소음이나 음악이 들릴 때 인지 테스트 점수가 낮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내향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들보다 과제 수행에 더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실험을 통해 외향적인 사람이 내향적인 사람보다 시끄러운 환경에 더 잘 적응할 수는 있겠지만 조용한 곳에서 공부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음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샴페인캠퍼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고 다양한 소음을 들으면서 벽돌의 독특한 용도를 최대한 많이 생각하는 창의적인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습니다. 실험 결과 약 50데시벨(사무실)의 조용한 소음을 들은 그룹보다 약 70데시벨(진공 청소기)의 소음을 들은 그룹이 더 높은 창의력을 발휘했습니다. 하지만 약 85데시벨(대형 트럭)의 시끄러운 소음을 들은 그룹은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어서 창의성을 발휘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적절한 소음이 창의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너무 크거나 작은 소음은 창의력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빛이나 조명도 공부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영국의 한 연구팀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두 개 층으로 나누어서 맑고 푸른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청백색광 조명과 일반 조명이 업무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했습니다. 실험 결과 청백색광이 비치는 사무실에서 일한 직원들이 집중력과 사고력, 업무 수행 능력, 피로도, 수면의 질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느꼈습니다.      


다른 실험에서 참여자를 두 개의 방에 나누어서 들어가게 한 후 한 사람은 청백색광이 집중적으로 비치는 책상에 앉게 했고, 다른 사람은 일반 조명이 비치는 책상에 앉게 했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자기 통제력이 요구되는 집행 기능 과제와 심적 도형 회전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실험 결과 청백색광을 받은 참여자가 자기 통제력과 디자인 능력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습니다.       

소음이나 조명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방법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도서관이나 독서실, 자습실을 이용할 때는 소음이 적은 자리에 앉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소음이 방해가 된다면 귀마개를 하거나 기기에 잭을 꽂지 않은 채 이어폰을 끼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공부할 때는 TV나 라디오를 끄고, 음악도 듣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창의력이 필요한 일을 할 때는 약간의 소음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다섯째, 공부할 때 밝은 것이 두뇌 활동을 더 촉진시키므로 개인 스탠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섯째, 조명보다는 자연광이 더 좋으므로 가능하면 맑은 날에 햇살이 비치는 창문가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섯째, 공부방의 전등이나 스탠드의 전구를 청색 스펙트럼을 내는 백색 전구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일곱째, 창의성이 필요한 일을 할 때는 조명을 조금 약하게 하거나 평소보다 어두운 곳이 좋습니다. 소리와 조명은 학습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기 때문에 나름의 방식으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