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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언제, 얼마나 자야 공부에 도움이 될까?

뇌과학적 수면법과 숙면을 위한 10가지 방법

하루 중에 머리가 가장 좋아지는 시간대는 바로 자고 있을 때입니다. 우리 뇌에서 인식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자고 있는 동안에도 쉬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해마는 깨어있는 낮 시간에는 오감으로 들어오는 정보들을 감지하고 인식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잠들어있는 밤 시간에는 낮에 있었던 일들을 재생하고 확인하면서 정보를 지식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과거의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통합해서 더욱 고차원의 지혜로 바꿉니다. 해마는 인식과 기억을 담당하고, 지식과 지혜를 만들기때문에 우리 뇌의 보석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수면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24시간 주기로 되풀이되는 인간의 생체주기 리듬(Circadian rhythm)부터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온과 호흡, 소화, 호르몬 분비, 수면 등 사람의 모든 신체 활동은 24시간을 주기로 반복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습니다. 이는 인간의 두뇌가 주변 환경과 자연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리듬 조절 시스템을 진화시켜왔기 때문입니다. 지구는 매일 밤과 낮이 바뀌고, 밀물과 썰물이 반복되며,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의 변화가 되풀이됩니다.      


사람의 몸 안에는 이런 주변 환경 변화에 맞춰서 생리적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생체 시계인 '시교차 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이 있습니다. 시교차 상핵은 쌀알 정도의 크기로 뇌의 중심에 있으며, 시신경이 교차하는 부분 바로 위에 위치합니다. 시교차 상핵은 빛의 양에 따라 동기화되며, 햇빛이 망막을 자극하면 세로토닌과 멜라토닌 등을 분비해서 호르몬을 조절합니다.       


다음으로 수면의 작동원리도 알아야 합니다. 수면에는 ‘렘 수면’(REM, 급속 안구운동 수면, 깊은 잠)과 ‘비렘 수면’(비급속 안구운동 수면, 얕은 잠) 두 가지가 있고 4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일단 잠이 들면 처음에는 선잠이 들고, 가장 깊은 수면 상태에 빠지다가, 다시 선잠 상태가 되며, 그 다음에는 이 패턴을 다시 시작합니다. 우리는 밤새도록 선잠과 깊은 잠 사이를 오가는데, 한 주기에 걸리는 시간이 약 한 시간 반입니다. 이런 90분 주기는 24시간 리듬이며, 실제로 우리는 밤낮 구분 없이 그것을 경험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낮 동안 깨어 있을 때 수집한 새로운 정보가 렘 수면 동안에 처리되고 기억 속으로 저장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을 시냅스의 성장 시간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비렘 수면 상태에서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가 최고조에 달합니다. 간략하게 말해 렘 수면의 기능은 정보의 처리이고, 비렘 수면의 기능은 신체의 유지입니다.      

우리가 공부한 내용을 잘 기억하려면 최소한 6시간의 숙면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자고 있을 때는 렘 수면과 비렘 수면이 교대로 반복되는데, 렘 수면에서는 몸이 쉬면서 거의 움직이지 않지만 뇌는 휴식을 취하지 않고 꿈을 꾸거나 합니다. 비렘 수면에서는 뇌는 휴식을 취하지만 몸은 쉬지 않고 움직입니다. 렘 수면과 비렘 수면은 한 쌍으로 이루어지며 한 번에 약 90분간 지속됩니다. 잠이 부족하지 않으려면 이 과정이 최소한 네 번(총 6시간)은 필요합니다. 따라서 최소한 6시간 정도는 자야 기억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수면의 작동원리에 따르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우리 뇌가 완전히 잠에서 깨는 시간은 잠들고 난 후 9시간 정도 지난 후라고 합니다. 시험 보기 전날 새벽까지 공부하고 아침에 일어나면 몇 시간 동안 정신이 멍한 상태가 된 적이 있을 겁니다.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몸은 필요에 의해 깼지만 뇌는 아직 잠에서 덜 깼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태로 오전에 시험을 치른다면 뇌가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으므로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만약 오전 9시에 시험이 있다면 최소한 밤 12시 전에는 잠이 들어야 최상의 뇌 컨디션으로 시험에 임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요? 우리 뇌의 간뇌 천장에는 '송과선(松果腺, pineal gland)'이란 부위가 있습니다. 송과선은 빛의 양에 따라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과 수면 호르몬으로 알려진 '멜라토닌(melatonin)' 분비를 조절합니다. 비슷한 이름처럼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은 뇌 속에서 원래 같은 물질입니다. 그런데 망막에 느껴지는 빛의 양에 따라 다른 호르몬으로 바뀌는 겁니다. 즉, 망막이 저녁 어둠을 느끼면 멜라토닌이 되고, 망막이 아침 햇빛을 감지하면 세로토닌이 되는 겁니다. 두 물질은 미묘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데, 세로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한지 약 15시간 후에 멜라토닌이 자동으로 분비됩니다.     

 

결국 뇌의 능력을 최고로 유지하면서 최상의 수면을 취하려면 멜라토닌을 풍부하게 분비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 햇빛을 받고 깨어난 후 15시간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났다면 밤 10시(22시)에는 자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스럽게 최적의 수면 시간은 9시간 정도가 됩니다. 그리고 계절에 따른 일출과 일몰 시간을 고려해 여름에는 한 시간 정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고(6시 기상, 21시 취침), 겨울에는 한 시간 정도 기상과 취침 시간을 늦추는 것이 좋습니다(8시 기상, 23시 취침).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서 아침밥도 잘 챙겨서 먹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비교했을 때 지능지수는 10 정도, 수능 시험 점수는 5점 정도 차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맛있게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학습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게 믿어지나요? 이래서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아침 밥이 보약이다.'란 말이 있나 봅니다.      


팁> 숙면을 위한 10가지 방법     


1. 습관적으로 자러 가지 말고 아주 졸릴 때 잠자리에 들어야 합니다.  

2. 자리에 눕자 마자 불을 꺼야 합니다. 

3. 침대에서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지 말아야 합니다. 

4. 누운 지 20분이 지나도 잠들지 못하면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갑니다. 

5. 다른 방에 있다가 다시 졸리면 잠자리에 듭니다. 

6. 잠이 안 오면 다른 방에 있다가 졸리면 잠자리에 드는 것은 여러 번 반복해도 좋습니다. 

7. 자명종은 항상 같은 시간에 맞춰놓아야 합니다. 

8. 되도록 낮잠을 자지 않습니다. 

9. 전 날 잠을 설치거나 적게 잤다고 해서 다음 날 더 많이 자지 않습니다. 

10. 위의 방법을 3주 정도 실천하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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