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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될까?

뇌과학적 운동 방법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몸의 활동은 정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우리는 꾸준한 운동이 건강과 행복, 외모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동안의 지속적인 운동만이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잠깐의 운동도 정신 상태에 즉시 영향을 미칩니다. 한 실험에서는 30분 내외의 운동을 하면 뇌의 집행 기능이 즉시 향상된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치매 및 노화 뇌연구소의 칼 W. 코트만 박사도 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서 국제뇌과학심포지엄에서 발표했습니다. 운동을 한 쥐와 운동을 하지 않은 쥐를 비교했더니 운동을 한 쥐의 해마 부분에서 BDNF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개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운동이 뇌세포 생성을 증대시키고,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며,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운동으로 신체의 혈류 대사량이 증가되면 신경세포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BDNF 같은 호르몬이 방출됩니다. BDNF(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는 신경세포를 성장시키는 DNA의 스위치를 켜서 공부한 내용을 기억하게 만드는 마법의 호르몬인데, 뇌세포 강화, 자가 치유, 우울증 치료, 기억력 증진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BDNF는 학습에 매우 중요한 신경화학물질인 세로토린과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생성을 증가시킵니다. 이 물질들은 뇌를 각성시켜 집중력과 동기부여, 긍정 마인드, 인내심, 자제력 등을 향상시킴으로써 학습 효과 증진에 도움을 줍니다.       


운동을 한 후에 f-MRI로 뇌를 촬영해보면 해마의 혈류량이 크게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혈액의 흐름이 빠르다는 것은 뇌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해마에서 새로운 신경세포가 훨씬 더 많이 생성되고 있다는 증거가 됩니다. 즉, 운동을 통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신경세포가 늘어나면 그 만큼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운동은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 능력을 높여서 신경세포가 파괴되는 것을 막고,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을 돕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변연계의 편도체에서 시상하부에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라는 명령을 하고, 시상하부는 뇌하수체를 자극하고, 뇌하수체는 췌장의 부신샘을 자극해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을 분비합니다. 적당량의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서 면역력을 증강시키지만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신경세포가 죽으면서 해마가 쪼그라듭니다. 신경세포가 죽으면 시냅스도 줄어들고, 해마도 작아져서 학습 효과도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집중력과 사고력, 지각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혈당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증상들입니다. 운동은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주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부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 실험에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유산소 운동을 시켰더니 즉시 혈당 수치가 16퍼센트 낮아지고, 그 상태가 3시간 동안 이어졌다고 합니다. 다른 실험에서 건강한 사람들에게 유산소 운동을 시켰더니 불안과 스트레스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기쁨과 열정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운동 효과에 대한 실험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30분 정도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학습 효과를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30분 정도 빠르게 걷기나 가벼운 조깅을 하면 숨이 조금 차면서 심박수가 빨라지고, 땀이 약간 흐르면서 근육이 부드러워 집니다. 너무 짧은 시간이나 약한 강도의 운동은 학습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너무 긴 시간이나 강한 강도의 운동은 피로 증가로 인한 졸음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운동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부를 하다가 머리가 무겁거나 집중하기가 힘들다면 밖으로 나와 3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배드민턴을 하거나 15분 정도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줄넘기를 합니다. 둘째,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하고난 후에 조금 어려운 공부나 문제해결에 도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정신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 하는 공부를 앞두고 있다면 미리 운동을 해서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넷째, 공부를 하기 2시간 전쯤에 30분 내외로 운동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섯째, 수업 중에는 이동하며 토론하기, 걸으면서 비평하기, 안내들으며 관람하기, 스트레칭 하기, 휴식시간 더 갖기 등을 통해 운동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운동은 긍정적인 호르몬도 많이 분비시키므로 몸도 가볍게 하고, 정신도 맑게 하며, 기분도 좋게 하는 등 일석 삼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은 신경세포 생성을 통해 시냅스 구조를 강화시키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시냅스의 가소성을 높입니다. 즉, 운동은 학습에 필요한 주요 뇌기능의 성능 향상을 도와 학습 효과를 향상시킵니다. 운동 자체가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지만 운동을 통해 우리 뇌를 학습에 최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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