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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걱정, 불안으로 잠 못 이루거나 불면증이 있다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티베트 속담

고민과 걱정, 불안 때문에 잠 못 이루거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분들께 드리는 작은 선물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 - 티베트 속담

티베트어에 '셴파'라는 단어가 있다. 대개는 '집착'으로 번역되지만, 정확히는 물고기가 낚싯바늘에 걸리듯 ‘붙잡히는 것’ 혹은 ‘생각에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티베트 불교에 정통한 페마 초드론은 셴파를 ‘가려운 곳을 긁는 고통’에 비유한다. 가려우면 자꾸만 긁게 되고, 긁을수록 더 가려워진다. 그래서 어느 순간 가려움이 고통으로 변한다.

셴파는 가려워서 자꾸 마음이 쓰이는 동시에 가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조차 어리석어서 생기는 고통이다. 모기에게 물렸든 모욕적인 비난을 들었든, 자신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든 머릿속에서 강박적으로 그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는 상태로 고착되는 것이 셴파다. 모기에 물린 것도 괴로운데 그곳을 계속 긁어서 스스로 더 고통받는 것이다. 아니면 부당한 비난을 당하는 것도 괴로운데, 그 일을 계속 곱씹어서 마음을 더 불행 속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셴파는 우리가 왜 더 고통받는지 말해준다. 셴파는 ‘두 번째 화살’ 같은 것이다. 이미 일어난 불행한 일이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두 번째 화살을 쏘는 것이다. 고통의 대부분은 실제의 사건 자체보다 그것에 대한 감정적 반응으로 더 커진다.

나날의 삶에서 셴파는 흔하게 일어난다. 누군가의 비난, 무례함, 불친절, 나의 잘못된 판단과 실수 등이 마음에서 떠나지 않고 영혼을 괴롭힌다. 삶에서 고통받는 이유가 그것이다. 셴파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것이 일어나는 순간 그것을 자각하는 것이다.

페마 초드론은 물고기 세 마리가 낚싯바늘 주위를 헤엄치는 만화를 예로 든다. 한 물고기가 다른 물고기에게 말한다. “낚시꾼에게 잡히지 않는 비결은 이 영양가 없는 미끼에 집착하지 않는 거야.” 그것이 낚싯바늘임을 알아차리고 애초부터 걸려들지 않아야 한다. 일단 걸려든 다음에 빠져나오려고 하면 늦다.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구덩이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그것이 자신의 영혼을 돌보는 일이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류시화/더숲> 중에서

참고> [탑골칼럼] 함께 읽으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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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aircong/20006377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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