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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하는 집단지성으로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을까?

창의적 문제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협업의 힘

우리는 보통 '창의성'이라고 하면 어떤 천재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모았을 때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100년 전에 영국에서 진행된 재미있는 실험 결과가 이를 뒷받침해줍니다.      

1906년 영국의 자연과학자 프랜시스 골턴은 가축 품평회장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품평회장에서 동전을 내고 황소의 무게를 맞히는 행사가 인기였습니다. 골턴은 보통의 사람들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만큼 영리하지 않아서 실제 수치와 큰 차이가 날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골턴은 대중이 우둔하다는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려고 787명이 써낸 자료를 받아서 평균을 계산해 봤습니다. 그런데 황소의 실제 무게인 1198파운드에서 1퍼센트의 오차도 나지 않은 1207파운드가 나왔습니다. 골턴은 자신의 예상이 빗나가는 결과에 무척이나 곤혹스러워했겠지만 이 실험을 통해 '대중의 우둔함'이 아니라 '다수의 지혜로움'이 명백하게 밝혀졌습니다.       


장동선 박사도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에서 학창 시절 골턴의 실험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던 적이 있다고 말합니다. 300명이 참여한 강의에서 한 교수가 아프리카 코끼리의 무게, 달과 지구의 거리, 독일의 비행장에서 1분당 이륙하는 비행기의 숫자 등 어려운 문제 세 개를 냈습니다. 대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추측한 값을 종이에 적었고, 300명의 평균을 냈더니 정답에 놀라울 정도로 가까운 값이 나왔던 겁니다. 아프리카 코끼리는 암컷이 약 2.8톤이고 수컷이 약 5톤이며, 달은 지구에서 평균 38만 4400킬로미터 떨어져 있고, 독일의 비행장에서는 1분당 평균 4대의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장박사는 각자의 직감과 불확실한 지식은 별볼 일 없지만 몇 백 명의 지식이 모이면 믿기 힘들 정도로 똑똑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바로 집단지성의 힘을 확인한 것입니다.          

'집단지성(集團知性, collective intelligence)'이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지적 능력이나 집단적 능력을 뜻합니다. 소수의 우수한 전문가보다 다양성과 독립성을 갖춘 집단의 통합적 지성이 올바른 결론에 가깝다는 의미입니다. 집단 지성은 중지(衆智, 대중의 지혜), 집단 지능, 협업 지성, 공생적 지능이라고도 불립니다.       


21세기는 창의적 문제해결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협업의 시대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함께 생각하는 능력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다면 혼자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많이 가져야 합니다. 수학자 아르키메데스는 “움직이지 않는 한 점과 충분히 긴 막대기만 주어진다면 그 점을 받침대로 삼고 긴 막대기를 지렛대로 이용해 지구를 들어 올리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집단 지성의 힘을 믿었다면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요? “지구를 들어올릴 정도로 충분히 강한 막대기를 지렛대로 이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줄다리기를 하듯이 그 막대기를 누른다면 지구를 날려 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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