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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경전인 토라와 탈무드는 어떤 책일까?

유대인의 역사와 사회 이야기 #5

유대인은 하나님을 닮는 것이 삶의 목표기 때문에 자신들의 경전인 토라와 탈무드를 배우고 가르치는 것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는다. 토라(Torah)는 히브리어로 ‘율법’을 뜻하는 말로써 구약성서의 창세기와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 다섯 편을 의미하며, 보통 '모세 오경'이라고도 부른다. 토라에는 글로 쓰여진 토라(성문 토라, Written Torah)와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토라(구전 토라, Oral Torah)가 있다. 예를 들어 초막절 절기에 대한 율법은 성문 토라에 기록되어 있고, 초막을 짓는 구체적인 방법은 구전 토라에서 설명하고 있다.  

토라에는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 땅에 이르기까지의 유대인의 역사,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십계명을 비롯해 유대인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613개의 율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율법 중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1년의 날 수와 같은 365개고, 해야 할 것은 인간의 뼈와 모든 장기를 포함 한 숫자와 같은 248개다. 토라는 유대 민족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알려주는 역사서이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제시하는 율법서다.      


토라는 하나님을 닮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선과 악의 구분 기준'을 제시하는 책이다. 토라를 통해 선악을 구분함으로써 하나님이 누구인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토라를 공부하려면 '반드시 질문한다', '반드시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연구한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토라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은 '쉐마(Shema)'로 알려진 신명기 6장 4절에서 9절까지의 말씀이다. 유대인들은 '쉐마'를 하루 세 번 암송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이스라엘아 들어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분이시다. 5: 너는 네 마음과 목숨, 힘을 다해서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해야 하고, 6: 내가 오늘 네게 명령하는 이 말씀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7: 너는 그 말씀들을 네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고, 네가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걸어갈 때, 누워 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도 강론해야 한다. 8: 너는 그 말씀들을 손목에 징표로 매고, 성구함(聖句函, Phylactery, Tefillin)에 넣어 두 눈 사이에 두어야 하며, 9: 그 말씀들을 네 집 문설주와 대문에 써 붙여야 한다."      

탈무드(Talmud)는 히브리어로 ‘연구, 교훈, 교의’라는 뜻을 가진 토라의 주석서로써 토라와 관련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록한 '토라의 참고서'같은 책이다. 토라는 '가르침', 탈무드는 '배움'이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상호 보완 관계이며, 토라가 잘 이해되지 않을 때는 탈무드를 펼쳐 보면 된다. 탈무드는 토라에 담겨있는 절대적인 진리를 어떻게 삶에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 친절한 안내를 해준다. 모세 오경을 '성문 토라', 탈무드를 '구전 토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토라는 신의 권위와 진리, 절대성, 삶의 원리, 전 인류가 공유하는 일반성 등의 특징이 있으며, 탈무드는 인간의 겸손, 질문과 토론, 상대성, 삶의 지혜, 유대인만 공유하는 특수성 등의 특징이 있다.      


회당에서 랍비들이 유대인들을 가르치려면 교육 내용이 많이 필요했으므로 구전 토라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서기 200년 경에 랍비 예후다 하나시가 구전 토라를 이해하고 기억하기 쉽게 요약 정리해서 '미쉬나(Mishna)'를 만들었다. 미쉬나는 히브리어로 ‘가르침의 반복’이라는 뜻이며, 6개의 부(세데르, seder), 63개의 소단위(마세켓, massekhtot)로 구성되어 있다. 6부는 농업과 농사, 절기와 제사, 결혼과 여성, 민법과 형법, 제물과 성전, 순결과 부정(不淨)을 다루고 있다. 미쉬나는 랍비가 제자들에게 반복해서 암기하라고 권하는 짧은 교훈들이 압축되어 담겨있다.         


그 후 약 300년 동안 랍비들은 미쉬나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한 내용을 주석으로 달아 '게마라(Gemara)'를 만들었다. 게마라는 '가르침의 완성'이라는 뜻이며, 미쉬나에 대해 질문하고 토론한 내용을 랍비들이 설명하는 부분이다. 서기 450년~600년 경 미쉬나와 게마라를 합쳐서 완성된 것이 탈무드다. 탈무드는 미쉬나를 본문으로 하는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예루살렘 탈무드(팔레스타인 탈무드)'는 서기 450년 경 예루살렘에 있는 토라 학교에서 만들어진 게마라를 합친 것이고, '바빌론 탈무드'는 서기 600년 경 바빌론에 있는 토라 학교에서 만들어진 게마라를 합친 것이다. 오늘날의 탈무드는 대부분 '바빌론 탈무드'를 의미한다.        


탈무드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 지는데, 토라에 대해 설명하는 '할라카(Halakhah)'가 전체의 3분의 2 정도 되고, 조상들의 지혜가 담겨있는 '하가다(Haggadah)'가 나머지 3분의 1 정도 된다. 히브리어로 할라카는 ‘걷는 방법’, 하가다는 ‘이야기(설화)’라는 의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1권짜리 이야기식 탈무드는 하가다를 편집한 것인데, 1975년 태종 출판사에서 6권 시리즈로 출간한 랍비 마빈 토카이어의 책을 1권으로 요약한 것이 대부분이다. 할라카에는 유대인의 제사와 예술, 식사, 대화, 대인관계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고, 하가다에는 역사와 철학, 시, 속담, 신학, 과학, 수학, 의학, 천문학, 심리학 등이 담겨 있다.


히브리어 탈무드는 20권으로 구성되어 있고, 쇼텐스타인 바빌로니언 탈무드 영어 번역본은 73권(6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탈무드는 미쉬나의 구조를 그대로 따라 6부, 63제, 525장, 4,187절로 되어 있다. 탈무드는 12,000 페이지에 250 만개의 단어가 실려 있으며, 무게가 75Kg이나 나갈 정도로 엄청난 분량의 책이다.     

탈무드는 유대교의 율법과 윤리, 종교와 의식, 사상과 철학, 문학과 역사, 과학과 의학,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내용이 집대성 되어 있어서 유대인의 정신문화를 상징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탈무드는 짝으로 이루어진 '폴리오(folio)'라는 형태의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폴리오와 마지막 폴리오는 비어있다. 탈무드는 평생 반복해서 읽고 탐구하는 책이지 처음과 끝이 있는 책이 아니라는 의미다. 탈무드는 유대인 5천 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삶의 지혜서이자 인생의 교과서로써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대인들에게 영원히 지혜의 등불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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