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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기: 변화와 성장 4화

에피소드 4: 의료팀 출신 의사의 헌신


국토지기: 변화와 성장


에피소드 4: 의료팀 출신 의사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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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강변에 자리 잡은 국립의료원 재활센터. 강변도로를 따라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현대적인 건축미와 의료 기술이 융합된 공간이었다. 병원 건물은 유려한 곡선을 이루며 하늘로 뻗어 있었고, 유리 외벽이 빛을 반사하며 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입구 앞에는 넓은 광장이 자리 잡고 있었고, 곳곳에 벤치가 마련되어 환자와 보호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정문을 지나 병원 내부로 들어서면, 대리석 바닥이 반짝였고, 로비 한쪽에는 거대한 수족관이 자리 잡아 방문객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있었다. 원무과 직원들은 환자들의 접수를 처리하느라 바쁘게 움직였고, 간호사들은 휠체어를 밀며 병동으로 향했다. 벽에는 환자들의 재활 성공 사례가 걸려 있었고, 복도를 따라 물리 치료실과 진료실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준혁 원장은 재활센터의 총괄 책임자로서 오늘도 병원 곳곳을 돌며 환자들의 상태를 점검했다. 그는 국토대장정 당시 의료팀장으로서 겪었던 수많은 부상자들을 떠올리며, 보다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고민해 왔다.


그러나 오늘은 그에게 중요한 날이었다. 그는 병원 주치의들과 병동 관리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신경 재활 치료법 도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회의실 문을 열자, 길게 뻗은 원형 테이블을 중심으로 흰 가운을 입은 의료진들이 앉아 있었다. 회의실 중앙 벽에는 최신 치료법을 설명하는 슬라이드가 투사되고 있었고, 참가자들은 각자의 태블릿을 들고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다.


“이준혁 원장님, 오늘 논의할 안건이 정확히 어떤 것입니까?” 한 병동 담당 의사가 질문했다.


준혁은 차트를 가리키며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가 현재 시행하는 전통적인 재활 치료법은 기본적으로 환자의 운동 능력을 되찾기 위한 근력 강화와 보행 교정 위주입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작업 치료, 물리 치료, 수중 치료 등을 병행하죠.”


그는 화면을 넘기며 설명을 이어갔다.


“기존의 치료법은 반복적인 근육 자극을 통해 움직임을 복원하는 방식입니다. 물리 치료사는 환자의 근육을 마사지하고, 전기 자극을 이용하여 신경을 자극하며, 환자가 서고 걷는 연습을 돕습니다. 또한, 작업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습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오랜 시간이 걸리며, 신경 손상이 심한 환자들에게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 말을 듣던 의료진 중 몇 명이 고개를 끄덕였지만, 일부는 여전히 회의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다면 원장님이 제안하는 새로운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다른 의사가 물었다.


준혁은 화면을 다시 넘겼다. “신경 재활 치료법은 기존의 재활 방식에 뇌신경 회복을 촉진하는 신경 자극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치료 기기를 접목한 방식입니다. 신체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단순히 근육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뇌와 신경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방식이죠.”


그는 데이터를 띄우며 말했다. “예를 들면, 가상 현실(VR) 기술을 활용해 환자가 가상의 환경에서 걷는 훈련을 하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신경 가소성을 촉진하고, 환자의 뇌가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를 다시 학습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또한, AI 기반 로봇 보조 장치를 활용하여 환자가 보행을 연습할 때 균형을 맞추고 근육을 보완적으로 움직이도록 돕습니다.”


회의실 내에서 작은 웅성거림이 들렸다.


“이 방법이 기존 방식보다 효과적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까?” 한 원로 의사가 신중한 태도로 물었다.


준혁은 차분하게 대답했다. “현재 해외에서는 이미 신경 재활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과 일본의 재활 센터에서는 이 기술을 도입한 이후, 환자들의 보행 능력 회복 속도가 평균 30% 향상되었고, 신경 손상 환자의 기능 회복률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치료법을 도입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이 들지 않습니까?” 또 다른 의사가 질문했다.


준혁은 미소를 지었다. “맞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비용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고려해야 합니다. 환자가 더 빨리 회복하면 치료 기간이 단축되고 병상 회전율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병원의 운영 효율성도 증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기술이 성공하면, 우리는 국내 최초로 혁신적인 재활 치료법을 도입한 병원이 될 것입니다.”


여전히 몇몇 의료진들은 고민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준혁 원장님, 이 치료법이 정말로 효과적이라면, 우리는 당신의 결정을 지지하겠습니다.” 병원장인 박 교수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철저한 검토와 임상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책임지고 진행할 수 있겠습니까?”


준혁은 자신감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 치료법이 미래 의료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우리가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회의가 끝난 후, 준혁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국토대장정을 했던 20년 전을 떠올리며,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때처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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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 5화 스타트업 창업과 도전


이준혁이 새로운 치료법 도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정수민은 청년 창업가들을 돕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과연 그는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전국 대학생 국토순례단 국토지기(Since 1999) http://www.kuk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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