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소드 6: 피겨 코치의 멘토링
국토지기: 변화와 성장
에피소드 6: 피겨 코치의 멘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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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늦가을 아침. 한강을 따라 뻗은 거대한 스포츠 콤플렉스 한편에 자리한 국내 최고의 피겨 스케이팅 훈련장. 입구로 들어서는 길은 하얀 서리가 얇게 덮여 있었고, 건물 외벽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유리 패널로 덮여 있었다. 아침 햇살이 유리창을 비추며 내부를 은은하게 밝혔다.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높은 천장과 밝은 조명이 조화를 이루는 로비가 나온다. 한쪽 벽에는 대한민국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고, 또 다른 벽에는 현역 선수들의 목표와 다짐이 적혀 있는 게시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복도를 따라 걸으면 대형 유리창 너머로 빙상장이 보였고, 차가운 공기 속에서 선수들이 연습하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훈련장은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 한쪽에서는 초등학생 선수들이 기본 스텝을 연습하고 있었고, 중앙에는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고난도 점프와 스핀을 연습하고 있었다. 가장 안쪽 트랙에서는 코치들과 함께 체력 훈련을 진행하는 선수들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최영석은 훈련장 한쪽에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터운 패딩을 입은 그는 팔짱을 낀 채, 깊은 눈빛으로 빙판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바라봤다. 20년 전, 국토대장정을 완주하며 다짐했던 것처럼, 그는 피겨 스케이팅의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 있었다.
오늘의 훈련 주제는 ‘점프 안정성 향상’이었다. 선수들은 차례로 고난도의 점프를 시도하고 있었지만, 몇몇은 착지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훈련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으로 시작되었다. 선수들은 스케이트를 신기 전에 링크 주변에서 가벼운 조깅을 하며 몸을 풀었다. 그런 다음 스트레칭을 진행했다.
“몸을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어야 한다. 점프를 하려면 유연성이 필수야.”
영석의 말에 선수들은 종아리, 허벅지, 허리를 차례로 늘렸다. 특히 착지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발목과 무릎 관절을 중심으로 한 강화 운동이 추가되었다.
선수들은 균형을 유지하는 근력 훈련을 시작했다. 한쪽 다리로 오래 서 있기, 발목 힘을 키우는 스쿼트, 착지 연습을 위한 점프 동작이 이어졌다.
“착지의 핵심은 무게중심을 잃지 않는 거야.” 영석이 설명하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점프할 때 중심을 잡지 못하면 착지할 때 불안해진다. 몸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연습해봐.”
그는 선수들에게 보드 위에서 착지 연습을 하도록 했다. 발목과 무릎의 탄성을 이용해 바닥을 디디는 감각을 익히게 하는 훈련이었다.
이제 본격적인 점프 훈련이 시작되었다. 선수들은 차례로 빙판 위에서 트리플 점프를 시도했다. 하지만 몇 명은 착지 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멈춰!” 영석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빙판 위에 있던 선수들이 일제히 멈춰 서서 그를 바라보았다.
“왜 점프에서 착지가 흔들리는지 아는 사람?”
선수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조용했다. 그러자 한 선수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체중 이동이 제대로 안 된 것 같습니다.”
영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그리고 근본적인 원인은 뭐라고 생각하나?”
다른 선수가 대답했다. “점프할 때 중심 이동이 불안정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천천히 말을 이었다. “점프 자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이건 너희가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야 가능한 동작이야. 중심이 흔들리면 착지가 불안정해지는 건 당연한 거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라 왜 중심이 흔들리는지를 이해하는 것이야.”
그는 빙판 중앙으로 걸어나갔다. “이제, 내 말을 듣고 그대로 따라 해봐. 무조건 힘으로 뛰지 말고, 몸의 흐름을 이해하면서 점프를 시도해봐.”
선수들은 다시 차례대로 점프를 시도했다. 몇 번의 실패 끝에 한 선수가 완벽한 착지를 해냈다.
빙판 가장자리에서 이를 지켜보던 다른 코치가 다가와 영석에게 말을 걸었다.
“이 방식, 기존 훈련법과는 다르군요.”
영석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과거의 방식도 중요하지만, 변화가 필요할 때도 있죠. 우리는 더 좋은 훈련법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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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7화 교육 개혁과 새로운 학습법
최영석이 새로운 훈련 방식을 도입하려는 동안, 한지혜는 교육계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하려 한다. 하지만 보수적인 교육 제도와의 마찰이 그녀를 가로막는다. 과연 그녀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전국 대학생 국토순례단 국토지기(Since 1999) http://www.kukto.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