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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린 Aug 01. 2019

민낯이 드러날 때_누구나 아는 비밀

가치를 벗어난 비밀


  가족의 축제는 화려했다. 낯선 차들이 한적한 마을을 채우고 그들의 웃음소리가 공터를 메웠다. 저마다의 입가에서는 오랜만이라는 단어와 함께 반가움이 스쳤다.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사이 관객은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들은 속속들이 서로를 아는 '관계'라는 사실을 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그들의 축제는 낮이 저물도록 이어졌다. 술잔이 오고 갔고 그들 사이에는 빈틈이 없었다. 춤을 추고 밀어온 대화를 나누는 시간. 그들의 축제는 평화였다. 그러나 그들만의 축제는 삽시간에 무너지고 만다.    

 


  정전과 함께 라우라의 딸이
누군가에게 납치된 것이다.


  아이를 찾는 다급한 현실에서 그들의 의심은 가장 먼저 '낯선 이'들에게 향한다. 축제가 벌어지는 사이 그들을 무표정하게 바라보았던 마을 사람들. 촬영을 도와주었던 센터의 청년들. 파코의 농장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가족을 벗어난 타인에게 향했던 그들의 의심은 사건이 진행될수록 방향을 바꾼다.



  여기서 영화는 단순히 '범인 찾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들의 관계. 그들이 공공연히 묻어 놓았던 '비밀'에 집중한다. 왜 파코는 가족보다도 라우라의 딸을 찾는 일에 몰두하는 가. 협박 문자가 왜 라우라뿐 아니라 파코의 아내인 베아에게도 도착한 것인가. 범인이 노린 돈은 정말 '라우라 가족'의 돈인가.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관객은 의문 앞에 '비밀'을 마주한다.



  묻어두었던 비밀이 떠오르는 순간 그들은 '관계의 민낯'을 마주한다. 분열된 가족, 눌러왔던 감정이 그들의 입가에서 터져 나온다. 비밀을 토해냈으므로 더는 감출 수 없는 '표정'들. '비밀'을 아는 사람이라면 공범일 수 있다는 전직 형사의 말에 라우라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 확신한다.


  그러나 그들의 비밀은 사실 '누구나 아는 비밀'이었다.


 라우라와 그의 남편 만이 알고 있다고 믿었던 '진실'은 그저 모두의 입에서 흘러나오지 않았을 뿐이었다. 자라나는 그녀의 '딸'을 바라보며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던 그들은 '피코'를 떠올렸다. 의문을 해결하는 순간 닥칠 '비극' 두려웠던 '가족'은 그 진실을 묻어버렸다.



  결국 영화는 가족이 또다시 묻어버릴 '누구나 아는 비밀'을 드러내며 막을 내린다. 라우라의 딸을 끝내 구해냈지만 이들에게는 새로운 '비밀'이 놓여버린 것이다. 끝내 베아도, 농장도 잃어버린 파코. '자신을 구해낸' 파코의 모습에서 진실을 알아채버린 라우라의 딸. 그리고 범인을 알아버린 '그들'.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로 두 사람은 '들어서는 안 되는' 비밀에 대해 털어놓는다. 모두가 알지 못하길 원하지만 결국 '누구나 아는 비밀'이 되어버릴 그 비밀에 대하여.





- 누구나 아는 비밀, 아쉬가르 파라디,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주연

- 브런치 무비 패스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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