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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하루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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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모린 Aug 28. 2020

인형 뽑기

천장 위의 너에게_카모린


너는 우아했어 바닥을 보지 않았지

천장 위에 둥둥

네가 내려오지 않아서 복식호흡을 연습했어 배불뚝이였다면 소리가 울렸을까

너의 다리는 천장 위에서 흔들렸어

시계추처럼 나는

최면에 걸렸어 너의 다리에 묶이면

얼마나 달콤할까

수를 세는 일이 당연해졌어

네가 내려올 때 가정을 쌓았어

팔이 길었다면

자석을 달았다면

천장이 되었다면

너를 가까이서 볼 텐데


다리가 흔들 네가 내려왔어

다리는 나를 감싸 안았지

쌓았던 가정이 무너졌어

매끄러운 너의 다리가 흔들

팔이 길었다면 너의 다리가 되었다면

정면이 아니어서 위태로운 비행

처음으로 아크릴 너머를 봤어

달각거리는 레버

눈이 충혈된 사람이 있어

너는 바닥을 못 본 거라고 했지

너의 다리가 비틀

비행보다 추락이 더 쉬운 밤

나는 전방낙법을 하고 말았어

이제 더는 네가 보이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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