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생각
아이에게 여러 말을 한다.
이렇게 살아라 저렇게 살아라.
하지만 그 말대로 살아가는 자녀는 별로 없다.
대부분 자녀는 부모의 말보다는 부모의 삶을 보고 배운다.
그리고 부모가 그렇게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습관과 버릇들을 자녀들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하던 부모의 말을 따르지 않고 부모의 삶을 따라 그런 같은 삶을 살아간다.
어쩌면 자녀가 철이 든다는 것은
부모가 그런 삶을 자기에게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환경과 여건을 그리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부모의 마음과 한계를 그 부모의 애타는 심정을 자녀가 알아주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이민 2세대는 이민 1세대를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역시 이민 1세대도 이민 2세대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민 2세대가 이민 1세대를 이해해 줄 것이다라는 가능성보다는 이민 1세대가 이민 2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이민 1세대와 이민 2세대의 이민의 삶의 무게는 누가 더 쉽다 어렵다를 떠나 각자의 무게는 각자 감당하기에 벅차고 힘들다.
따라서 이민 1세대는 2세대의 무게를 이해할 여력이나 노력할 필요가 아닌 노력의 여유가 없다.
이민 2세대는 내리사랑을 당연히 받아야 할 자녀이기에 이민 1세대의 부모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
언어의 문제는 부모와 자녀에게 모두 버겁다.
생존의 문제는 그 양상이 다를 뿐 역시 부모와 자녀에게 동일하게 무겁다.
하지만 이민을 결정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민 1세대가 이민 2세대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의무와 책임은 본인이 이민 온 그 나라에 동화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사람으로서 완전히 이 나라와 동화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 나라의 언어를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는 모습,
그저 본인을 한국공동체에 국한하고 제한하며 한인들 사이에서만 생존의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 틀과 제한을 깨고 무섭고 두렵지만 현지인과 부대끼며 현지 파킨 세이브나 카운트다운에서 캐셔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
좀 어렵지만 아이에게 그저 안전한 그 자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부를 하든 시험을 보든 간에 계속 발전하는 부모를 보여주는 모범을 보여주어야 한다.
누군가 키위 시장에 한국인으로서 운 좋게 판로를 뚫어
그 사람이 다른 한인들에게 호의와 선행을 베풀어
또 다른 한국인들을 고용한다.
하지만 그 한인들이 거기에 머물러
다른 새로운 판로로 나가는 가능성을 생각지 않고
거기에 안주하게 하고
고용인 조차도 처음의 도전정신은 사라지고
뉴질랜드의 법이나 상식을 무시한 채
한국식으로 한국적 관행으로 비즈니스를 운영했었다면
이제는 고용인은 말이 통하고 관행으로 그래 왔다는 편리함을 벗어나 한국식이 아닌 뉴질랜드 법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고 한국인뿐만 아니라 인종에 상관없이 누구나 고용하는 모습,
피고용인은 한국적 정의 문화나 분위기에 따뜻한
Comfort Zone을 벗어나 키위 사회의 한 명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들어가는 모습,
한국인은 한국인을 의지하고 돕는 모습은 좋지만
그 의지가 의존이 되고 그 의존이 통제가 되는 모습의 사슬을 끊는 모범이 나는 자녀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리고 이민 1세대가 2세대를 이해하려는 최고의 몸부림이라 생각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힘든 일이다.
하지만 자녀를 위해
더 나은 한인사회를 위해
그리고 이민 온 이 나라, 나의 새로운 조국을 위해
이 길은 가야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길이요
나가야 하는 바른 방향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