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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소망

작가 생각

by 뉴질남편

또 수많은 목사가 태어났다.

학부부터 신학을 했다면

학부 4년 대학원 2년(감리교 기준) 군대 2년

교단 과정 허입부터 준회원 정회원까지

빠르면 3년 돌고 돌면 4-5년

보통 9-10년은 걸린다.



나와 상관없는 사람이 목사 안수를 받으면

'받을 때 되니 받는구나'하면 그냥 넘겨버릴 행사가

본인 자신이나 혹은 가족이나 친지 친구들이 받을 때면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노래하며

눈물로 안수를 받는다.



목사가 태어남과 동시에 은퇴하시는

목사님들이 계신다.

70세 은퇴, 자원 은퇴로 65세에 은퇴할 수 있다.

성역이라는 말을 앞에 달고 30년 40년 50년을 목회하신 건데

짧지 않은 세월이지만 모두 한결같이 하시는 고백은

그 긴 세월이 꿈같이 지나갔다는 말이다.



목사가 되기도 힘들고 은퇴하기도 힘들다.​


은퇴할 때 건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은퇴할 때 가정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은퇴할 때 자녀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보통 은퇴 후 6개월이 지나면 관계가 다 정리된다고 한다. ​


찾아오는 사람들은

선교비 후원해준 목사도 아니요

교인들도 아니요

결국 가족밖에는 없을 텐데...

가족이라도 얼굴 붉히지 않고 행복하게 내 집에 오면 좋겠고

그래도 친한 선배 한 명, 후배 한 명, 친구 두 명 정도는

세상 떠날 때까지 연락하고 자주 보면서 살면 좋겠다.

노후대비는 평소에 미리미리 해놔서

전별금에 연연하지 않는

은퇴를 하고 싶다.

은퇴하면 목사라 불리기보다

할아버지라 불리면 좋겠고,

아빠라 불리면 좋겠고

목사 대신에 이름으로 불리면 좋겠고

형이라 불리면 좋겠다.

교회에 안 나가면

왜 안 오셨나 심방 전화해주는 목사 전도사

장로 권사 집사 그리고 청년이 있는

교회를 다니면 좋겠다.

그리고 은퇴하면

누구보다도 아내를 더 사랑하는

남편이 되면 좋겠다.

아!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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