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생각
한국에 있을 때, 한 대형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이 있다. 무더운 여름이었는데, 교회 입구에 다음과 같은 경고문(?) 아니면 권고문이 있었다.
기억에 확실하지 않았는데, 다음과 같다.
"거룩한 예배시간에 부채질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부채질을 하는 성도를 바라보며, 진노하실까? 부채질을 하는 모습이 거슬리는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설교하는 목사가 아닐까?
수년 전 여름, 뉴질랜드가 무난히 무더웠던 주일, 담임목사가 설교시간에 성도들에게 말했다. 더우면 나눠드린 주보로 부채질을 하시라고, 교회에 에어컨 시스템을 빨리 마련하도록 기도해달라고...
그리고 하는 말이, 부목사들은 돌아다니며, 주전자와 컵을 가지고 원하시는 분들에게 시원한 물 한잔을 드리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었던 나, 그렇게 하면 예배가 방해된다고 말하니, 다른 동료 목사가 하시는 말씀, 더위로 고생하는 채로 성도들을 놔두는 것이 더 큰 예배의 방해니, 시원한 물을 배달하는 것이 옳다!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마 10:42)
교회 사역을 하며 물 한잔 드림의 상을 하늘에 저축하는 것은 기쁜 일이나, 뭐가 옳은지 순간 헷갈렸다...
말씀을 전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 본인의 신학, 본인의 목회철학의 고집으로 진정 성도가 원하는 것을 모르고, 힘든 삶에 고통하며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시원한 바람 대신 꾸중하며 하늘에서 받은 자신만 아는 고상한 이야기를 복음이라 하면서 떠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난이라는 더위속이 목말라하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물 한잔 대접하는 그런 목회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