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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공간

작가 생각

by 뉴질남편

한국사람은 반드시 한국사람만이 채울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 사람에게 그 1%,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는 공허함이 있듯, 한국 사람은 한국인만이 채울 수 있는 어떤 공간이 있다.


나는 그 공간을 김치의 공간이라 부르고 싶다. 이 용어는 아내가 처음 착안한 표현인데, 정말 기막히게 이름을 잘 붙인 것 같다. 해외에 나오면 한국이 그립다. 그 그리운 한국을 외국에서 재현하려고 한다. 외국에 있지만 한국에 있는 것 같은 교회, 식당, 학교, 모임 등등…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폰에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가 돌아가지 않듯, 외국에서 재현된 한국은 반드시 여러 문제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한국인이 한국인끼리 모이는 것은 그 김치의 공간을 서로서로 채우기 위한 노력이요 몸부림이다. 외로움 가운데 시원하게 한번 쏟아놓으면 뭔가가 채워진다.


매일 양식만 주구 창창 먹다가 뜨끈한 내장탕을 먹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은 뉴질랜드이지 한국이 아니라는 것, 아니 한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국인의 이 김치의 공간으로 인해, 세계 어느 곳에나 한국교회가 있고 한인식당이 있고 한인회가 있나 보다.


특히, 한국인이 다른 민족과 섞이기가 어려운 이유는 영어뿐만은 아닌 것 같다. 외로운 이 김치의 공간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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