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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관이 명관이 아닐 수도 있다

작가 생각

by 뉴질남편

이민자의 삶이 오래될수록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하지 않는 경향을 더 많이 발견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찾아서 떠나 이민을 오지만, 그 이민의 삶에 월화수목금토일의 생활이 정해지고 삶의 패턴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그 시간이 5년, 10년 15년이 지나면 더 이상 다른 길을 찾기에 엄두가 날뿐만 아니라 다른 길을 생각할 여유도 없어지게 되지요.


그래서 누군가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고 하면, 보통 내가 해봤는데, 그건 안돼라던가 혹은 그렇게 하다가 낭패 본 사람이 많습니다라는 말을 선한 의도로 하게 되지요.


선배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지만 또한 이민 선배들은 후배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이 정해져 버려 더 이상 새로운 삶으로 나가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계속 자극을 받고 계속 공부하고 계속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게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역사는 항상 누군가 새로운 시각을 가진 선구자에 의해서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되는데, 그 선구자는 보통 명이 짧고 험악한 세월을 살아가는 것 같아서 선구자가 되기는 원치 않지만, 그렇다고 그 선구자의 가는 길에 응원을 하지 못할 망정, 기를 꺾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할 텐데...


수많은 워킹홀리데이의 젊은이들이 뉴질랜드로 오셨고 또 앞으로도 많이 오실 것입니다. 이민법은 앞으로 더 강화되고, 영주권의 길은 더 멀어지겠지요. 많은 이민 선배님들과 전문가들의 조언과 현실의 벽이 혹 다른 길은 없는지 찾아볼 시도조차 막아서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혹 새로운 길을 발견하시고 시도할 만하고 시도해 볼만하다면, 충분한 준비와 점검 뒤에 믿음으로 시도해볼 젊음과 패기가 있다면, 제 응원이 희망고문이나 뜬 구름 잡는 헛된 소망이 아니라면, 그런 분들을 계속 응원해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내가 옳다는 생각을 벗어나는 길이 성장의 길임을 느끼는 하루인 것 같습니다.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인데, 또한 가장 큰 방해물이 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2017년 5월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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