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과 칼은 안됩니다

작가 생각

by 뉴질남편

아들이 공룡놀이공원에 가서 공룡 칼을 하나 사달라고 해서 사줬다.


유치원은 매일 Show and Tell이라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에 각 원생들은 자기 장난감을 가져와서 친구들에게 가져온 장난감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그때 공룡 칼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들은 아침에 그 칼을 챙겼다. 선생님에게 ‘이야 멋지다’라는 한마디를 듣고 싶은 기대와 친구들에게 자랑하려고 보여준 칼이었는데 선생님 얼굴이 갑자기 굳어진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혹시 이거 칼인가요?'

'네'

'저희 유치원에서는 총과 칼 장난감을 가져와서는 안됩니다. 도로 가져가셔야 합니다.'


그저 장난감일 뿐이고 빵빵하면 으악 하고 쓰러져 죽는 상황극으로 아들을 기쁘게 해주는 나였던지라 선생님의 말이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총과 칼을 본떠 만든 장난감, 그것이 사람을 죽이지 못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가지고 놀게 하는 것이 괜찮은 일인가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갖게 해주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아들에게 설명을 했다.

"유치원에 총이랑 칼 장난감은 가져오면 안 된데"


불이 번쩍번쩍 나오고 공룡 울음소리가 들리는 칼이었다. 그리거 얼른 아들 손에서 칼을 빼앗아 차에 넣어 놓았다. 아들이 울기 시작한다. 엄마는 그 우는 아이를 잘 달래며 설명한다. 설명이 안 통한다. 계속 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유치원 방침이 그렇다니 따라야 한다. '뭐 어때요 장난감인데' 하면서 진상 행동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모습은 자기 자식 중심으로 전 우주가 돌아가야지 직성이 풀리는 어떤 부모들과 같이 되고 싶지 않았기에, 그리고 아들에게 어느 곳에 가던지 그곳의 규칙과 문화를 따라야 한다는 모범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자마자 칼을 도로 차에 가져다 놨다.


참고로 모든 유치원이 다 이렇지는 않다.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은 기독교 교육을 기반으로 한 교회 설립 유치원이다. 오늘도 또 하나 배운다.


7월 27일 다시 확인해보니 뉴질랜드 전체 유치원이 특히 총을 가져오면 안된다고 한다. 좋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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