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생각
내가 사역하는 교회는 현지인 교회인지라 집사, 권사라는 호칭이 없다. 공식적인 호칭은 오직 목사, 장로밖에 없고, 회의나 공적인 자리 외에 그런 직분을 가진 사람들도 보통 다 이름을 부른다. 호칭은 그저 역할을 구분할 뿐이지, 영적 계급이라던가 남들이 듣지 못하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특별한 기름부음의 표시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인 성도들이 있기에, 성도님들은 서로를 한인교회에서 받았던 직분으로 부른다. 그중 가장 단연코 많았던 호칭이 바로 “집사”라는 호칭이다.
한 동안 나는 나보다 연배가 높으신 어른들을 다 선생님으로 불러드렸는데, 그 호칭이 많이 부담스럽다고 하셔서 그러면 어떤 호칭으로 부르는 게 좋은지 서로 생각을 나누었다.
역시 집사라는 호칭이 좋으시단다. 그 이유는 교회 오래 다니면 당연히 주는 직분이요, 권사라고 불리면 뭔가 해야 할 것 같고 거룩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이 있어서 가장 만만하고 편안한 집사가 좋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벧전 2:9)
그래서 위 말씀과 같이 차라리 모든 호칭을 제사장으로 통일하자고 말씀드렸더니 정말 그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신다. 그렇다고 부모님 뻘 되는 어르신들에게 형제님, 자매님 하는 곳도 뭔가 예의가 없어 보인다.
집사라는 호칭이 좋지만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집사라는 한계에 가두고 그 이상으로 믿음의 도전을 스스로 제한하면 안 되겠기에 집사라는 호칭보다는 차라리 제사장이 훨씬 좋은 호칭인 것 같다. 제사장이 좀 그러면 차라리 성도라는 호칭도 괜찮은 것 같다.
예전에 쓴 글에 모든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다 장로로 임명했더니 교회가 엄청나게 활발해졌다는 예처럼 호칭이 의외로 자신뿐만 아니라 남과의 관계를 맺는 방식에도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