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주의 상자 밖으로
잡초가 나오는 땅은
살아있는 땅이다.
잡초를 뽑고 땅을 갈고 씨를 심으면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약을 뿌리면 잡초는 안 나오고 보기엔 좋지만
생명도 열매도 없다.
내 마음에 잡초가 나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아직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아기는 기저귀에 똥을 싸는 게 당연하고,
애들은 떠드는 게 당연하고
사람은 질문하고 고뇌하고 아파하고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
약 뿌리지 말자.
잡초가 나면 뽑아야지
약 뿌리지 말자.
약 뿌리면 조금 편할진 몰라도
땅은 죽는다. 사람이 죽는다...
조금 불편해도 허리를 굽혀서
상처를 입어도 직접 손으로
땀이 이마에 흘러도 성실하게
하나씩 천천히 뽑아보자
그리고 심어보자.
약 뿌리지 말자.
약 뿌려보니 적도 야당도 없어지고
다 내편이어서 잠시 좋은 것 같지만
뽕 떨어지면 더 큰 잡초가 피더라.
그러면 더 센 약을 뿌려야 한다.
그러니 약 뿌리지 말자.
- 영성 어쩌고 하면서
근본주의 뽕을 농약처럼 성도들에게
뿌리는 목사들에게 드리는 글 -
(2018. 2.19)
사진출처 | http://www.foodnmed.com/news/articleView.html?idxno=9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