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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남편 Feb 19. 2022

약 뿌리지 말자

근본주의 상자 밖으로

잡초가 나오는 땅은

살아있는 땅이다.

잡초를 뽑고 땅을 갈고 씨를 심으면

열매를 거둘 수 있다.

약을 뿌리면 잡초는 안 나오고 보기엔 좋지만

생명도 열매도 없다.


내 마음에 잡초가 나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아직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다


아기는 기저귀에 똥을 싸는 게 당연하고,

애들은 떠드는 게 당연하고

사람은 질문하고 고뇌하고 아파하고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


약 뿌리지 말자.

잡초가 나면 뽑아야지

약 뿌리지 말자.


약 뿌리면 조금 편할진 몰라도

땅은 죽는다. 사람이 죽는다...

조금 불편해도 허리를 굽혀서

상처를 입어도 직접 손으로

땀이 이마에 흘러도 성실하게

하나씩 천천히 뽑아보자

그리고 심어보자.


약 뿌리지 말자.


약 뿌려보니 적도 야당도 없어지고

다 내편이어서 잠시 좋은 것 같지만

뽕 떨어지면 더 큰 잡초가 피더라.


그러면 더 센 약을 뿌려야 한다.

그러니 약 뿌리지 말자.


- 영성 어쩌고 하면서

근본주의 뽕을 농약처럼 성도들에게

뿌리는 목사들에게 드리는 글 -

(2018. 2.19)


사진출처 | http://www.foodnmed.com/news/articleView.html?idxno=9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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