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민자와 한국음식

한국음식

by 뉴질남편


이민자로서 한국음식은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실 한국에서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전화 한 통화로 모든 것이 해결되지만, 이민자에게 있어서 한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타국에서 한국음식은 마치 타임머신과 같다. 그 맛으로 잠시 본인이 한국에 있는 듯한 위로를 받고, 그 맛으로 고향에 대한 기억과 친한 친구들의 추억 속으로 잠시 순간이동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조금만 한국의 맛을 재현할 실력이 있는 한식당이 있으면 그곳은 대박은 아닐지라도, 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한국인은 맛있는 것을 먹기 위해 한식당에 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그립기 때문에 식당에 간다.

먹고살기 위해 요식업을 한다 하지만, 사실 한국음식을 만들어 파는 것은 돈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지방 한식당, 그리고 그 지역의 중식당은 한인들의 마음과 정신을 건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마음이 울적하고 우울할 때, 짬뽕 한 그릇이나 베트남 쌀국수는 순식간의 그 우울함을 사라지게 하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준다. 실제로 맛있는 집은 금방 소문이 난다. 그리고 거리가 멀어도 한 그릇 사 먹으러 온 가족이 출동한다.

한국음식을 더 잘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한국음식으로 장사를 하시는 분들은 단지 그것이 직업이 아니라, 힘든 이민생활에 큰 위로를 주는 귀한 역할임을 알고 자부심을 갖고 더 맛있게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도 한국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는 모든 한식당 주인 분들께 심심히 감사하고 있는 한 사람이 여기 있음도 알아주시면 좋겠다.

보쌈도 먹고 싶고, 아귀찜도 먹고 싶고, 순댓국도 먹고 싶다. 이런저런 맛있게 담근 김치와 물김치 그리고 동치미가 생각나는 하루다...

그중에 가장 그리운 것은 어머님의 밥상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