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생각
아이가 아장아장 거리며 아슬아슬하게 한걸음을 어렵게 내딛다가 그만 벽에 부딪힌다. 울음을 터트리며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벽을 가리킨다. 보통 “이 놈 누가 그랬냐! 네가 그랬구나!”하며 벽을 때리며 괜히 아무 잘못도 없는 벽만 나무란다. 나는 그런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아이가 벽에 부딪혀 울면 먼저 아이를 안아주며 혹시 다치지 않았나 살핀 후에 아이와 함께 벽을 쓰다듬으며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말했다. 괜히 자기가 부딪혀놓고 남 탓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배우게 하고 싶지 않았고, 괜히 유난 떨며 자신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버릇없는 아이로 키우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 아이가 벌써 내년에는 인터에 들어간다. 최선을 다해 잘 키우고 싶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바르게 키우기의 정답을 찾기가 참 쉽지 않다. 옛날을 돌아보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것들도 많고, 지금을 보면 더 부족한 것뿐이고, 앞으로를 보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더 막막할 뿐이다. 그저 부모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최선을 다해하되, 할 수 없는 부분은 기도하며 주님께 맡길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