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아빠, 먹지마. 먹으면 안된다구.

by 감성케이


아빠가 입원하신지 한달 째.

달라진거라곤, 아빠 병의 호전보단

아빠의 식탐뿐이다.
고추와 된장만 있어도 밥 한그릇 뚝딱 하시던

아빠가 매일같이 반찬투정을 하신다.

아무래도 병원밥이 영 마음에 들지 않으신것 같다.
치료를 목적으로 드시는 저염식 식단인데,
평소에도 짜게 드시던 아빠였기에 음식이
더 입에 맞지 않으실것 같다는 생각은 했지만,
아빤, 이내 니가 한번 먹어보라며 숟가락을

던지신다.

빨리 낫기위해 그러는거라고 조금만 참자고
아빠를 다독여보지만 아빤 들리시지 않으신것 같다.

아빠는 매일같이 저녁 6시만 되면
'6시 내고향' 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신다.
병실에 계신 분들도 같은 애청자여서

그 시간이 되면 다들 병실에 모이신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 프로그램엔
시골의 정서와 그 곳에서의 맛 기행을 주제로

보여주는데 아빠는 그걸 보면서 드시지 못하는

음식에 대한 한을 푸시는것 같았다.
대리 만족이라고 해야할까.
병실에 계신 분들 모두가 그런것 같다.
그 곳엔 아빠처럼 먹는 음식이 제한된 분들이

대부분이고 심지어 한달째 단식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런데 이젠 이 프로그램도 그만 보시게

해야될것 같다.
처음에 대리만족으로 보시던 아빠가
점점 그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음식들을

다 사오라고 하신다.
보시면서 드시고 싶은 욕구가 더 심해져서
이젠 제어를 하실 수 없게 되신것 같다.

말만 알겠다 하고 사드리지 않았는데
병실 분들이 제보에 의하면,
아빠는 우리 몰래 드시면 안되는 음식들을

계속 드신다고 하셨다.

폭식에 식탐까지.

아빠는 이제 본인의 감정과 욕구를 스스로 참고

이겨내시기엔 많이 힘들어보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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