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
얼마 전이었다.
눈이 너무 나빠서 안경을 써야만 생활을
할 수 있는 나는 안경만 쓰면 작아지는
눈 때문에 소프트 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낮은 코 때문에 자꾸 내려오는 안경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또 미용을 위해서도 좋은 것 같아서 불편하지만 렌즈를 자주
착용하고 다녔었다.
그런데 그만, 나의 부주의로 인해 식염수 대신 렌즈를 세척할 때 쓰는 단백질 제거 용액을 눈에 넣게 되었다.
그때부터 두 눈은 감을 수도,
뜰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눈물은 자꾸 흘러내려 닦기에 바빴고,
따가운 통증 때문에 감을 수 없는 눈은
뜨고 있어도 앞이 뿌옇게 보여서
정말 이러다가 실명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섭기까지 했다.
혼자서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나님만 계속 외치던
나는 이 말만 되풀이했었다.
'제발 보이게만 해주세요' 라고
그렇게 고통스러운 세 시간이 지났다.
그때부터 눈에 통증은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했고, 뿌옇게 보이던 시야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내 생애 처음.
감사함에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정말 마음에 안들고 못생겨서
불만만 가득했던 '내 눈' 이였는데
정말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내 눈' 이였는데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자체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