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46,000원의 가치.

처음 서울을 갔던 날.

by 감성케이



처음 서울을 올라 갔던 날.


사람들이 제일 많이 간다는 홍대로 향했다. '홍대놀이터', '홍대클럽' 말만 들어도 신날 것 같은 분위기에 어차피 올라온 목적도

신나게 놀고 갈 마음으로 왔으니 어디한번신나게 놀아보자는 생각으로 그 곳을 목적지로 정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설레는 기분도 잠시 홍대에 도착하자마자 둔탁한 무언가로 맞은것 처럼 머리가 어지러웠다. 내 눈에 보이는 건 꿈에 부풀었었던 '놀자 꿈동산'의 홍대 모습이 아니라 오직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뿐이였으니까. 일을 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꿈을 노래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 그래서였을까. 그 와중에 내가 느낀 건, '와 신난다'가 아니라,

'난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이 생각뿐이였다. 놀려고 온 건 맞지만

지금 내가 이렇게 한가하게 놀고 있을때가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들었기때문이다. 그저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과 그저 이렇게 살다간 금방 세상의 낙오자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또 많은 (책의) 저자들은

그렇게 많이 돌아다녀보라고 한건가.

머리속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지방'을 우물이라 한다면 난 정말 우물안에서만 맴맴 돌았구나 하는 생각이들어서.
이(우물)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다 인것만 같았고, 이(우물) 안에서만 모든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우물 안을 뛰쳐 나와보니, 세상은 그게 아닌 것 같아서.


한마디로
'내가 우물안에서 1분에 '100보'를 걸었다면, 세상 밖의 사람들은 1분에'1000보'를 걷고 있는셈이였다.' 쉴 틈 없이 바쁘게 사는 삶도 결코 괜찮은 삶이라 생각하지 않는 나 이지만 또 한편으론

'이 정도면...괜찮겠지. '

라는 생각으로 지금의 삶에만 만족하고

산 것은 아닌지 후회의 한숨이 나왔다.
더이상 우물안의 개구리로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렇게 살다간 언젠간 우물 안에 뱀이 들어와서 나를 물어 죽이려고 할 때도 아무 저항 못하고 가만히 잡혀 먹힐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라도 정신 바짝차리고, 세상 밖의 사람들이 1분에 1000보를 걸으면, 난, 300보, 그 다음은 500보, 그 다음은 800보. 이렇게 맞춰서 걸어야 겠다는 다짐도 했다.

처음부터 똑같이 가다간 가랑이가 찢어질지도 모르니까.


조금씩 천천히 (Step By Step)
더 늦으면 다음엔 뛰어야 될지도 모르니까.

.

.



이 일을 계기로 언제부턴가 스스로 느슨해졌다고 생각될 때엔 서울을 찾게 되었다.

놀자의 생각이 아닌 2011년 처음 서울을 왔을때 그때의 나를 느끼기 위해서.

그리고 또 한번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을 맞추기위해서.







매거진의 이전글29. 문제가 있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