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하루가 길게 느껴질 만큼
몸도 좋지 않고, 일도 잘 풀리지 않아
기분까지 좋지 않았던 날.
넉두리라도 하지 않으면 속이 탈 것 같은 심정에 무작정 걷다가 보게 된 '오죽'
'줄기가 처음에는 녹색이나
점차 검정색으로 변한다
대가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심는다'
멍 하니 서서 그 '오죽'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내뱉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오죽했으면...녹색에서 검정색으로 변해갈까...오죽 했으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고 알면서도 말하지 못하고
속만 태우던 신하도 병이 날 것 같아 참지 못하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라고 외쳤던 그 곳도 대나무 숲이 아니였던가.
아무튼 인생을 살면서 요즘 많이 느끼는건
나이가 들수록 하고 싶은 말 보단
하지 못하는 말들이 참 많이 생기는 것
같다는 거다.
아, 나도 외치고 싶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든 송아지 귀든
뭐든 그냥 외치고 싶다.
이러다가 정말 나 역시도 저 '오죽' 처럼
겉이 아니라 속이 새까맣게 변해버릴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