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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Sep 30. 2021

<그런 사람>1.

나와 상대하기에 ‘그런 사람’이 되었지

<그런 사람> 1.


‘그런 사람’이 있다. 말 한마디도 불편하게 하고 예의도 없는 사람. 난 분명 예의 있게 대하는데 상대는 제 맘대로이다. 살아가며 ‘그런 사람’을 만날 때면 참 곤혹스럽다. 지금까지 살아온 내 삶이 송두리째 의미조차 없어져서이다.  


엊그제 ‘그런 사람’을 만났다. 상대는 막무가내였다. 거들먹거리는 말, 예의를 무시하는 안하무인 행동, 예사롭게 내뱉는 상소리.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 그러지 마라고 제지하지 못한다. 그 말을 하는 순간, 우리의 관계가 틀어지고, 주변 사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가정생활을 영위하고 누구의 아빠이고 직장 선후배도 있고 친구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좋은 사람들이 ‘그런 사람’ 주변에 있다. 안타까운 것은 난 그 이유를 전혀 모른다는 사실이지만 말이다.


그러고 오늘, 다시 생각해본다. ‘그런 사람’ 문제를 나만 유독 크게 느낀다는 점이다. 다른 이들은 그러려니 하거나 아니면 좀 짓궂거나 성격상 문제 정도로 넘어가 준다.


상대적이라는 말을 끌어오면 쉽게 해결된다. 나와 상대하기에 ‘그런 사람’이 되었지, 다른 사람과 마주 앉았다면 정다운 벗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은 ‘그런 사람’을 말 한마디도 곱게 하고 예의도 있는, ‘그런 사람’으로 여기는 게 당연하다.


아하! 

그러고 보니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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