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란 무엇인가? 배움은 깨달음이다. 깨달음이란 무엇인가? 깨달음은 그릇된 점을 깨달음이다. 그릇된 점을 깨닫는다 함은 어떻게 함인가? 바른말에서 깨달을 뿐이다. 말을 하는 데, 쥐 눈을 가리켜 옥덩이(璞)라 하다가 잠깐 있다 이를 깨닫고는 ‘이것은 쥐일 뿐이야. 내 가 말을 잘못했어.’ 하고, 또 사슴을 가리켜 말(馬)이라고 하다가 잠깐 있다 이를 깨닫고 ‘이것은 사슴일 뿐이야. 내가 말을 잘못했어.’ 한다. 그리고 이미 저지른 잘못을 깨닫고 나서 부끄러워하고 뉘우치고 고쳐야만 이것을 배움이라 한다.
『아언각비』의 ‘소인小引’이다. 다산은 『아언각비』를 짓는 이유를 배움에서부터 푼다. 다산이 말하는 배움은 ‘그 잘못을 깨닫고 부끄러워하고 뉘우치고 고침(旣覺 而愧焉 悔焉 改焉)’이요, 그 그릇된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른말(雅言)’이다. ‘이것은 쥐일 뿐이야’, ‘이것은 사슴일 뿐이야’가 그릇된 점을 깨닫게 하는 ‘바른말’이다. 이렇듯 잘못을 고치는 과정을 '선명고훈적 독서'라 한다.
* 선명고훈(先明誥訓)이란 '널리 고찰하고 자세히 살펴 그 근원을 깨달아야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