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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헌 간호윤 Nov 23. 2021

공부하는 마음

그저 저 말씀으로 할(喝)!할뿐인져.


                   <벼랑 끝에 서서 길을 묻는 그대에게>(밀알, 1985), 43쪽 

혜암 큰스님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혜암 스님은 101세로 입적하신 학승이시다.


“공부하는 마음은 배고픈 사람이 한 그릇 밥을 찾듯,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자식을 찾듯, 목마른 자 물을 찾듯 간절하고 정성스럽게 지극한 생각으로 투득(透得)해야 한다."


혜암 스님이 말씀하신 공부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이다. 그래 소를 잡다가도 숯을 굽다가도 ‘활연대오(豁然大悟)’한다고 깨달음을 준다.


오늘, ‘내 공부는 무엇이며, 그 또한 굶주림에 배를 움켜쥐고 자식을 잃은 자처럼 애간장이 끊어지게 하는가?’를 반문치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연암 선생이 그토록 싫어하는 사이비(似而非) 향원(鄕愿)이나 학자(學者)란 두 글자로 치장하여 밥이나 챙기려는 식충(食蟲) 밖에 더 되겠는가.


화두(話頭) 하나 가슴에 묻고 그물에 걸리지 않는 운수납자처럼 떠다니지도 못하는 천성(天性)이 천생(賤生)인 삶이다.


그저 저 말씀으로 할(喝)! 할뿐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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