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카나 Jun 06. 2021

늦지 않게 내민 손


어릴 때 그림책이나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장 의문이었던건 '시간'에 관한 거였다.

마음은 있지만 결심이 늦어서 결국 지나가 버린다거나

간발의 차로 엇갈려 영영 만나지 못한다거나

서로의 마음에 오해가 생겨 실수로 죽음에 이른다거나

어떤 악행이 나중에서야 알려진다거나 하는 일들이었다.


그  중  하나가 성냥팔이 소녀였다.

나는 끝장면에서 사람들이 죽은 소녀를 보며 하는 말들을 읽으며 화가 났었다.

' 이 애는 성냥으로 몸을 녹이려고 했군, 불쌍해라 '

' 아아, 내가 이 애를 데려가려고 했었는데..'



그때 소녀에게, 돌아가신 할머니의 투명한 손보다

현실의 따뜻한 사람의 손이 먼저 내밀어졌다면.

그랬다면 소녀는 세상이 나에게 늘 차갑지는 않다는걸, 느낄 수 있었을텐데.



수십번도 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 그림에서라도 그 아주머니가 늦지 않게 도착하는것을 그리고 싶었다.



부인은 마차 창문으로 소녀를 보고 곧 마음이 동하지만 잠시 망설이느라 마차를 세우지 못한다.

하지만 금세 마음을 돌려 조금 전의 자리로 돌아가  보지만 소녀는 거기 없다.

주변을 꼼꼼히 살펴본 후에 어느 골목 지붕아래 쪼그려 앉아 성냥을 켜고 있는 소녀를 발견한다.

부인은 마차에서 내려 재빨리 달려가 소녀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얘야, 너무 추워보이는구나. 우리집에가서 몸 좀 녹이고 뭘 좀 먹지 않으련?"

그리고 벨벳 장갑을 벗고 소녀의 시퍼렇게 언 손과 발을 감싸 줄 것 이다.



때로 시간은 망설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성냥팔이 소녀

"여기 있었구나 아가야.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우리집으로 가자"

"할머니.. 안녕 안녕 나중에 만나요"



The Little Match Girl

"There you are! I'm glad it's not too late. Would you like to my house together?"

"Grandma, I think we should say farewell now. See you around"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할 줄 모르는 마음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브런치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