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조 Jan 04. 2023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한 하락장이 계속되고 있는 2023년. 2021년 11월 이래 2022년도는 전체가 통으로 하락을 맞이했다. 주가지수는 한없이 추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중반을 상회할 정도로 급등했다. 다시 1200원대 후반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완전히 강달러 추세가 잠잠해졌는지 다시 급등할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동안 연준의 기준금리는 4.5%까지 상승했다. 내년 초까지 5%대 초 중반을 금리인상의 정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여타 이유로 인하여 더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6%까지 올라갈지에 대해서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2023년에는 경기침체가 온다고들 한다. 그 시기가 상반기일지 하반기일지는 알 수 없지만 보통 2,3분기를 경기침체의 정점으로 이야기한다. 2023년 3분기 이후 침체는 개선되지만 침체는 2024년까지 이어지고 2025년이 되어서야 침체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경기 침체의 정점을 지나갈 때 주식시장 역시 바닥을 확인한다. 침체가 완화되면서부터는 귀신같이 시장은 반등할 것이다. 물론 그 반등이라는 게 얼마나 강할지는 알 수 없다.


침체에서 벗어나 세계경제에 활력이 돌기 시작하면 자산시장은 상승할 것이다. 여기저기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그에 선행해서 오를 종목들은 이미 시세를 분출한다. 일찍이 힘을 보여준 종목들에 힘입어 주가지수도 상승한다. 주가 지수의 상승과 더불어 시장을 떠났던 사람들이 한 둘 돌아오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다시 돌아온 사람들은 쉽게 수익을 얻는다. 웬만한 종목을 사서 묵혀두면 크든 작든 언젠가는 오른다. 마치 은행에서 번호표를 뽑고 앉아 있으면 언젠가는 이름을 불러주듯이 어떤 종목이든 빛을 볼 날이 온다. 이 시기에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은 초심자의 행운을 누린다.


불황의 정점에서 바닥을 확인한 주가는 침체의 끝자락에서 날아오른다. 소위 순환매라고 불리는 섹터별 상승이 이루어진다. 오늘은 이 섹터가 날아가면 다음 달에는 저 섹터가 오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눈이 돌아가는 시기가 바로 이 시기다. 10년 넘게 하락을 면치 못하던 해운주가 코로나 시기 물류대란을 맞이하며 10배 넘게 상승한 전력이 있다. 대형주 함부로 투자하면 안 된다는 예시에 단골로 등장하던 자동차 주도 비슷한 시기 몇 배가 넘는 상승을 보여주며 많은 개미들을 끌어들였다. 


모두가 파티에 미쳐있는 시기에 누군가는 파티장을 빠져나간다.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즐거운 파티가 언젠가는 끝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파티의 시작과 끝을 경험해본 사람이 많지 않기에, 파티가 끝난다는 개념을 가진 사람도 몇몇 없다. 광란의 파티는 어느 날 갑자기 막을 내리는데 언제 막을 내릴지는 정확하지 않다. 파티가 즐거우면 즐거울수록, 즐거움에 취하면 취할수록 파티의 마지막 순간도 갑작스럽게 찾아온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음악소리가 멈추고 조명이 꺼지는 순간 혼란이 찾아오고 그때 파티장을 빠져나가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안다. 


좁은 입구로 사람들이 몰리면 자연스레 사고가 생긴다. 많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다친다. 심지어 목숨을 잃는 사람들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한없이 즐거웠던 파티가 아수라장이 된다. 끝없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만 같던 파티장은 너도 나도 탈출하고 싶어 하는 지옥이 되어버린다. 이미 지옥이 되어버린 이상 빠져나가기는 더 어렵다. 입구 주변에는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산처럼 쌓여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하고 부상자만 속출한다.


파티장에 남은 사람들은 모든 걸 포기하더라도 빠져나가길 갈구한다. 마지막 사람까지 혼비백산해서 도망치고 나면 파티장은 새 단장을 시작한다. 부상자를 끌어내고, 시체를 치운다. 내부 인테리어를 새로 하고 간판을 바꿔 단다. 일찍이 파티의 끝을 생각하고 일찍 빠져나간 사람들은 이 타이밍에 다시 파티장으로 돌아온다. 시작과 끝의 개념을 알고 있는 사람은 끝의 다음에는 또 다른 시작이 온다는 것 역시 알고 있다. 아침에 해가 뜨면 저녁에는 해가 지고 또다시 내일 아침에 해가 뜬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아무도 없는 파티장에 제일 먼저 자리를 잡는다. 아주 일찍 왔기에 입장료도 없이 들어와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이윽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한 둘씩 파티장으로 입장한다. 사람이 사람을 불러오고 이내 분위기가 달아오른다. 막차가 끊길 시간이 되면 파티는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일찍부터 들어왔던 사람들은 맡아뒀던 가장 좋은 자리를 권리금까지 받고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넘긴다. 이 때는 분위기가 한참 떠들썩할 때라 좋은 자리는 부르는 게 값이다. 즐길 만큼 즐기고 주머니까지 두둑하게 집으로 돌아간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이렇게 파티를 즐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기적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있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