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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Jan 09. 2023

대체 주가는 언제 올라가는 걸까?

금리 변동과 주가의 상관관계 그리고 실업률로 알아본 연준의 생각

실업률과 경기침체
금리상승/하락 * 주가상승/하락


금리 인상이 마무리되어 가는 '23년 상반기,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S&P500 기준 전 고점에서 -25% 하락이 있었다. 현재는 그 수준을 더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 일 년간 손해 본 게 얼마인데 앞으로 주가는 올라가긴 할까? 아니면 더 떨어지게 될까?


'22년에는 인플레이션이 큰 화두였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CPI)의 전망과 발표에 따라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CPI의 하락 없이는 금리 인상의 폭과 속도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CPI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금리를 4.5% 수준까지 올렸다. 그것도 엄청 빠른 속도로. 최종 금리 수준은 5%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CPI가 하락했고 기준금리는 올랐지만 시장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주가가 더 떨어지지도 않았고, 채권 금리가 더 오르지도 않았다. 연준에서 이야기하는 금리 인상의 고점과 지속 시기 (5%대, 2년 이상)를 믿지 않는 것이다. 연준의 이야기를 시장이 오롯이 믿었다면 강경한 금리인상을 의식한 주가는 더 빠졌을 것이고, 채권 금리는 올랐어야 한다. 그러나 연준과 시장의 동상이몽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이 시원치 않아서인지 연준에서도 점점 더 강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한 풀 꺾인 건 알겠는데 그게 다가 아니다. 완전히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잡을 때까지는 금리 인하는 없다.라고 이야기한다.  


당면한 적, 인플레이션의 대표 주자 소비자 물가 지수의 고개가 한 풀 꺾였다. 그리고 그다음 고용지표로 화두가 넘어갔다.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는 실업률의 상승과 함께 왔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은 상승한다. 가격의 상승은 수요를 억제하고 실질 임금을 낮춘다.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재고는 줄어든다. 줄어든 수요에 발맞춰 생산량을 줄인다. 임금 인하 압박이 생긴다. 버티다 버티다 못해 잉여 인력을 해고한다. 이렇게 실업자의 증가가 가장 마지막에 나타난다. 실업률이 급등한다는 의미는 이미 침체의 바퀴가 한참 굴러가고 있다는 말이다.  


1900년부터 미국 금리 추이와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면 2000년도 이전에는 금리와 주식이 반비례했다. 금리를 올리면 자산가격은 떨어졌다. 반대로 금리를 내리면 자산가격이 올라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금리와 자산가격의 상관관계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2000년 이후로는 양상이 바뀌었다. 금리를 낮추면 자산가격이 떨어졌다. 반대로 금리를 올리면 자산가격이 올라갔다. 반대가 된 것이다. 


이는 닷컴위기 이후로 연준의 개입 규모가 더 커졌고, 더 빨라졌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빠르게 돈을 푸는 것임을 인지한 연준은, 일본에서 먼저 선보인 양적완화라는 신 무기를 장착해 거침없이 금리를 떨어뜨리고 채권을 매입하며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했다. 금융회사들은 돈줄이 풀렸고 이를 활용해 기업을 살리고 죽어가는 경제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연준은 자산시장이 하락하고 경기가 후퇴하는 시기에는 금리를 내려 경기를 부양하고, 다시 경제가 활력을 보이며 성장하는 시기에 금리를 올림으로써 이상 과열을 막고 금리 인하기에 풀었던 돈을 회수하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새롭게 도입한 연준의 금리 인상과 인하 사이클은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다. 2000년 닷컴위기와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산시장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후 10년간 미국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상승가도를 달렸다. 중간중간 침체가 있었고 시장의 하락이 있었지만 연준의 빠른 대처와 연준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침체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 사이클을 반복 경험한 사람들은 시장의 하락을 오히려 기회로 생각했다. 주식이 빠지면 연준에서 금방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고 자산시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믿었다. 미국 직장인 대부분이 가입되어있는 401K 퇴직연금을 예로 들어가며 주식시장이 망가지면 미국 전체가 망가진다며 미국 정부와 연준은 반드시 주가부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미국에 투자하기만 해도 모두가 '쉽게' 부자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19년 코로나 사태 이후 모든 것이 어긋나 버렸다.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지구를 덮쳤다. 전 세계에 경기 침체를 불러왔다.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엄청난 금액의 금융 지원을 시작했다. 양적완화와 금리인하로 대표되는, 금융회사에 돈 찔러주기에 이어서 일반 가계에까지 직접 현금 지원을 시작했다. 그 결과 인류 역사상 최대의 상처로 남을 수 있었던 경기 침체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무섭게 빠지던 주가는 눈 깜빡할 새 회복했다. 말 그대로 넘치는 유동성으로 '20년, '21년 2년에 걸쳐 자산시장을 수직  상승시켰다. 주가만 놓고 보면 최악의 팬데믹을 겪은 시기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 성공해 다시없을 혁신을 이룬 시기로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는 법. '21년 말, 넘치는 유동성 파티가 끝났다. 2000년 이후로 경기 확장기에 금리를 올리며 과열을 조절했던 연준은, 이례적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았다. 주식시장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어올랐다. 연준의 테이퍼링 정도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테이퍼링이 마무리되며 마침내 금리 인상이 시작되었다. 파티의 끝을 알리는 신호였다.  


금리가 올라가고 자산가격은 떨어졌다. 

그 금리 인상기를 우리가 겪어내고 있다. 더불어 하락한 자산시장은 덤이다. 


과거 역사를 보면 금리 상승이 자산가격의 상승과 함께한 시기에는 금리 인하와 함께 자산가격이 하락했다. 반대로 금리 상승이 자산가격의 하락을 가져온 시기에는 금리 인하가 자산가격의 상승을 불러왔다. 금리의 상승과 하락에 관계없이 주가가 한 방향으로 이어진 시기는 없었다. 상방이든 하방이든 금리 변동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이번 금리 인상기에는 자산가격의 하락이 동반되었다. 그렇다면 금리 인하와 함께 자산가격의 상승이 따라올까? 아직 경기 침체는 시작도 하지 않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인플레이션 억제에 있어 큰 역할을 해 온 중국도 더 이상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졌다. 더 큰 하락이 아직 남아있다거나, 세계 경제가 상승해온 거대한 추세가 꺾이고 장기 불황으로 들어가는 변곡점에 와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도 당연하다. 


연준의 강경한 발언처럼 5%대 초반의 고금리를 유지하는 동안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실업률이 치솟아 경기 침체로 진입해 자산시장이 완전히 망가졌을 때 비로소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지금 다수가 이야기하는 전망이다. 이 전망은 위에서 살펴본 120년간 이어져온 큰 틀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금리 인상기 주가의 하락이 있었고 고금리를 유지하며 주가는 더 하락한다. 이후 경기침체가 확실해지고 온 동네에 곡소리가 울려 퍼지면 금리를 내리며 경기를 부양한다. 비로소 주가는 고개를 돌리고 상승을 시작한다. 금리 인상 : 주가 하락, 금리 하락 : 주가 상승의 사이클이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주가 수준에서 다시 한번 하락이 온다는 것인데, 하락의 폭도 그렇지만 대체 언제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까? 당신이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되고,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해 반토막 나버린 주식마저 자포자기 심정으로 팔아제낄 때까지. 가 연준의 답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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