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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Feb 16. 2023

1월 상승장에서 느끼는 FOMO

FOMO : Fear Of Missing Out. 자산가격이 오를 때 동참하지 못해서 뒤처짐을 두려워하는 심리를 말한다. 1월 주식시장은 상승에 상승을 거듭했다. 2월이 되면서부터 고개를 꺾고 살짝 조정을 받았지만, 1월의 상승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했다.


1월 주식시장이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떨어진 것에 비하면 새발의 피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그 정도의 상승에도 FOMO를 느끼고 마는 것이 욕심 많은 투자자의 심리다.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든, 각종 지표로 대변되는 경제 상황이든,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이 주가만 올랐다. 지금까지 주가 하락의 원인을 제공했던 그 어떤 것도 해결된 것이 없지만 주가는 올랐다.


굳이 이유를 가져다 붙여보면, 금리 인상의 끝이 보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5% 초반. 많아야 중반까지 금리를 올리고 나면 더 이상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름이 있으면 내림이 있는 법. 금리가 상단을 찍으면 결국 내려오게 될 것을 생각하고 미리 주가가 오른다는 논리다. 두 번째로는 주가가 많이 내렸으니 이제 올라간다는 이유가 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내림이 있으면 올라감이 있는 법이다. 기계적 반등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데드캣 바운스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 물론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크게 납득 갈만한 이유 없이 주가만 상승했다는 점에서 언제 다시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장 상황이다. 1월에 보여준 큰 상승 후 찾아온 잠깐의 조정이 정말 잠깐의 조정일지 아니면 전저점을 뚫고 내려가는 하락의 시작일지는 아직 모른다. 주가의 흐름은 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선명하게 보이기에 그렇다.  


하락을 주장하는 하락논자도 1월 같은 상승장에서는 말을 조심하게 된다. 반대로 상승론자의 경우 아주 신이 나는 시기이다. 장밋빛 전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것이다. 그러나 시장이 상승할지 하락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사후에 이유를 가져다 붙이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 심지어 같은 논거를 상승에 붙일 수도 있고 하락에 붙일 수도 있다.


금리의 변동을 예로 들어보자. 닷컴 버블 이후로 지금의 금리 인상기 이전의 20여 년 동안은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상승했다.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는 떨어졌다. 경기가 좋을 때 금리를 인상해서 경기 과열을 막고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금리를 내려서 돈을 풀어 경기 부양을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년 이전의 100년간은 금리가 오를 때 주가는 떨어졌고 금리가 떨어지면 주가는 올랐다.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시장에 풀린 돈이 회수되어 주가를 유지시킬 수 없고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시장에 돈이 풀리기에 주가가 올랐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이렇게 금리의 인상과 인하를 어디다가 가져다 붙여도 말이 된다. 실제로 역사가 그 말을 증명해 준다. 특정 시기에는 이 말이 맞고, 어떤 시기에는 저 말이 맞았다.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이번에는 어떤 말이 맞을지 그건 그때그때 다르다. 특히나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느끼기에 지금 우리가 겪는 상황은 그 이전의 어떤 상황보다도 특별하고 예측 불가한 현실로 다가온다.


짧은 상승에서도 FOMO를 느껴버리는 우리기에, 미리 세워놓는 원칙과 시나리오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원칙과 시나리오에 대한 믿음을 유지하는 것이 투자에 있어서 핵심 중의 핵심이다. 아무리 멍청한 계획이라도 그 계획을 우직하게 따라가는 것이 매번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작심삼일을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났다.


계획을 따르는 사람은 어찌 되었든 앞으로 나아간다. 계속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무너뜨리는 사람은 제 자리를 빙빙 돌 뿐이다. 보통은 제 자리를 돌다 못해 방향 감각을 잃고 뒤로 후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실패가 반복되면 대부분의 사람은 의욕을 잃고 포기해 버린다.


FOMO를 이겨내고 시장의 상승에서도, 하락에서도 초연하게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는 원칙 그리고 시나리오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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