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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Nov 15. 2021

충동적인 매매를 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

충동적인 매매를 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

주식투자자는 모름지기 행복한 상태를 항시 유지해야 된다. 행복한 상태란 곧 희망이 있는 상황을 말한다. 정신이 균형 잡혀 있을 때 우리는 희망을 품는다. 정신이 흔들려버리면 희망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싶어 진다. 비관적인 생각에 젖어 울부짖거나 어떤 상황에 닥치고 누구를 만나도 네거티브한 쪽으로 생각하게 되고 부정적인 말을 내뱉게 된다. 말투 역시 나도 모르게 짜증이 섞이고 푸념 조가 된다.  


정신건강이 흔들리면 사람은 충동적이 된다. 충동적으로 줄담배를 피우고, 충동적으로 폭식을 하고, 충동적으로 누군가에게 욕설을 하고, 충동적으로 무언가를 부수기도 한다. 그런 충동의 연장선상에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고 스스로를 파괴하기도 한다. 바른 정신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을 나도 모르게 하게 된다. 다시 정신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후회한다. 내가 한 짓이 맞나? 싶을 정도로 숨겨진 내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충동이 반복되면 처음엔 낯설었던 내 모습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게 진짜 내 모습이었구나. 내 안에 숨은 헐크를 꺼내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리고서 그 헐크의 힘을 빌려 마음껏 충동을 발산한다.


그렇기에 정신건강이 흔들리면 주식계좌를 반드시 말아먹게 되어 있다. 제정신에 세운 시나리오는 머리에서 잊힌 지 오래다.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자는 원칙도 지키지 않는다. 이미 20% 이상 오른 종목이 상한가에 안착할 것이라고 근거 없는 기대를 부풀리며 시장가 매수를 누른다. 분명히 기다리면 올라올 것 같은 종목도 기다리지 못하고 에라 모르겠다 매도해버린다. 


손절 이후에는 또 다른 충동에 빠져든다. 올라가는 다른 종목을 얼른 타서 빨리 만회하고 싶은 심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종목에 예상하지 못한 타이밍에 매수에 들어가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냉정한 머리의 대답은 당연하게도 '아니오'이다. 하지만 막상 그 상황에 닥치면 그렇지가 못하다. 머리는 '예스'를 외친다. 왜냐? 복잡하게 머리 쓰지 않고 얻는 달콤한 수익을 원하니까. 그게 진짜 내가 원하는지 어떤지도 모른다. 다만 그냥 바랄 뿐이다. 여기서 좀 만회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매수하면 십중팔구는 잃는다. 


나는 상한가 종목을 매매해서 손해 본적이 있다. 상한가를 가는데 얼마라도 먹어야 되는 거 아니야? 싶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손해를 봤다. 상한가 전에 소량 들고 있던 종목이었는데 아침에 보니 7%가 올라있었다. 냉큼 팔아서 수익을 실현했다. 가만히 살펴보니 내가 내린 이후에도 주가는 계속해서 올랐다. 15%까지 오르니 욕심이 발동했다. 내가 팔았던 금액에 예수금을 보태 새로 진입했다. 신기하게도 주가는 사자마자 반락해 다시 7%선까지 하락했다. 더 손해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손절. 조금 있다가 다시 들여다보니 주가는 어느새 15%선을 돌파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질 수 없지. 여기서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에 시장가로 매수했다. 손절했던 금액의 두배를 붙여서. 비중이 올라가니 작은 등락에도 간이 콩알만 해졌다. 오후장이 되고 주가는 지지부진 흐르고 이래선 안 되겠다 싶은 생각에 전량 손절했다. 장이 끝나고 4시쯤 다시 확인해보니 내가 팔아버린 주식은 어느새 상한가에 안착해 있었다. 


정신이 멀쩡한 상태였다면 저런 매매를 했을까? 정말 지금은 억지로 하라고 해도 잘 안될 매매다. 저 때 했던 행동을 딱 반대로 했다면 상한가에 오르는 파동을 그야말로 전부 '발라먹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처절하게 수익과는 반대되는 매매를 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믿고 싶을 정도다. 저 날 심정은 정말 참담했다. 


그래서 저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장중에 시세를 확인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금까지의 내 매매를 하나하나 곱씹어보자. 과연 장중에 일어난 순간적인 결정을 통해 이득을 더 보거나 손해를 더 줄인 적이 있는가? 예를들어 주가가 떨어지기 직전에 종목을 정리해서 손해를 막았다거나, 처음 생각했던 금액대에서 수익실현하지 않고 더 끌고가서 수익을 극대화 했다거나. 나는 그런 케이스 보다는 반대의 경우가 많았다. 대략적인 계산을 해 봤을 때 이득보다는 손실이 컸다. 그냥 큰것도 아니고 매우. 매우 컸다. 


더 먹을거 조금 먹고 어차피 손해볼거 조금 더 손해보고 이정도는 괜찮다. 그런데 충동으로 인해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종목에 새로 들어가거나, 비중관리를 해 오던 종목에 갑자기 승부를 건다거나 하는 행위에서 큰 손해가 찾아온다. 특히나, 시장이 하락할 때 손절처리된 종목을 만회하기 위해 마음급한 매매를 시도할 때 그렇다. 시장이 좋지 않고, 내가 내린 판단 역시 좋지 않아서 손절처리가 되었는데, 충동에 휩싸인 머리가 제대로 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왜 내가 사면 그 이후로 떨어지고 왜 내가 팔면 그 이후로 오를까. 라는 후회를 불러오는 매매의 90% 이상이 장중에 일어난 순간적인 결정의 결과였다. 물론 당연하게도 매매를 장중에 하지 언제 하냐? 싶을 수도 있지만 예약 매도도 있고, 트레일링 스탑 기능을 이용한 매매도 있다. 그나마 냉정한 머리로 세운 시나리오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승률이 훨씬 높아질 것이 자명한데, 굳이 가슴 뛰는 매매를 일삼을 필요는 없다. 그 가슴 뛰는 매매의 결과가 좋다면 모르겠지만 나처럼 충동이 일관된 마이너스 결과를 불러오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참아야 한다. 


물론 호가창의 움직임과 분봉, 일봉, 주봉의 흐름을 보며 주가의 행방을 쫓는 공부는 필요하다. 그렇지만 공부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판단의 기준이 없다. 판단의 기준이 오로지 나의 욕심과 충동에 기반하기 때문에 결국 손해로 귀결되는 것은 당연하다. 


정리 : 

1. 충동에 휩싸여 매매하면 반드시 손해 본다.

2. 충동이 개입되지 않도록, 장중에 주식어플을 삼가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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