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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Dec 06. 2021

매수 타이밍, 매도 타이밍

타점, 혹은 맥점이라고도 이야기하는 그것. 무조건 돈을 벌 수 있는 바로 그런 타이밍. 그런 게 존재할까? 지금 내가 내릴 수 있는 답은 이렇다. 


존재는 하지만 알 수는 없다.


과거 차트를 돌려보면 분명히 돈을 벌 수밖에 없는 순간은 존재한다. 명백히 존재한다. 존재하기에 사람들은 그 존재를 찾는다.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서 이 지점이 타점일 수밖에 없음을 설명한다. 하지만 그런 획기적인 매수 포인트는 과거 데이터에만 존재한다. 지나간 차트에서만 존재한다 이 말이다. 


왜냐고? 어떤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들어맞는 차트만 가져와서 설명하기 때문이다. 예를 한 번 들어보자.


(예시) 신조의 필살 맥점 : 20일선이 5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날 거래량이 이전 20일 평균의 5배 이상이며, 고가와 종가의 차이가 5% 내외인 양봉을 형성하며, RSI는 45 이하여야 한다. 


뭔가 그럴듯한 문장으로 느껴지는가? Bullshit 그 자체인 문장이다. 종목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고 시장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이 종목이 현재 시장 주도 테마에 속해 있는지 아예 소외되어 관심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종목인지 모른다. 흑자를 내는지 적자를 내는지도 모른다. 사채 발행을 밥 먹듯이 하고 대표이사가 걸핏하면 이런저런 기사를 띄우고 주식을 팔아먹고 있는지 어떤지도 모른다. 코스피에서 외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시기인지도 모르고, 코로나가 왔는지, 리먼 사태가 발생했는지, 김정은이 미사일을 쐈는지 어쨌는지 아무것도 모른다. 


저 전략을 사용했을 때 기대되는 수익률이라던지, 수익 실현까지의 기간이라던지, 수익을 낼 수 있는 확률이라던지 그런 내용도 전무하다. 단순 백테스트 따위도 없다. 그저 기준만이 존재할 뿐. 그 기준의 적용으로 얻을 수 있는 피드백에 대한 기대를 전혀 할 수 없다. 


그런 걸 접어놓더라도, 최소한 저런 전략이 먹히는 대상이 어떤 종류인지에 대한 부연설명이라도 있어야 어떤 류의 종목에 응용할지 생각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보통은 그런 것도 없다. 어떤 비법이 모든 종목 모든 시점에서 들어맞을 순 없다. 소형주에서만 통하는 기술이 있을 수 있고, 대형 기술주에서만 통하는 기술이 있을 수 있다. 또는 장기 하락하는 시가총액 5 조이상, 외국인 지분율 40% 이상 우량주에서만 통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대상에 대한 세분화도 없이 어떤 마법과도 같은 공식으로 매수 타이밍을 잡는다?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법과도 같은 타이밍을 찾게 된다. 왜냐? 그럴듯하니까. 위에 이야기한 신조의 필살 맥점은 그냥 되는대로 지어낸 문장이지만, 저 문장을 마법공식으로 만들어줄 차트는 얼마든지 구해올 수 있다. 과거 차트를 뒤져서 저 조건에 맞는 날 이후로 상승한 종목을 찾아오면 된다. 하루만 올라도 하루 오르고 바로 팔았어야지 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1년 뒤에 올랐더라도 1년은 기다려야 수익을 주는 법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저 조건을 만족하고 하락한 수많은 종목 혹은 순간적인 기간들은 쳐낸 뒤의 이야기다.



저런 말도 안 되는 차트상의 매수 타이밍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장 상황에서의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기대와 실망에 따른 예측을 해버린다. 


피터 린치의 마젤란펀드는 13년 운용기간 동안 연평균 수익률 29.2%에 이르는 슈퍼펀드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마젤란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 중 절반은 손해를 봤다. 13년 연평균 수익률 29%인 펀드에 들어가서 손해를 봤다고? 게다가 펀드 운용은 전문가가 하는 것이고 나는 그 펀드 자체에 대한 매수 매도 결정권만을 쥐고 있는 것인데도. 종목을 리서치하고 언제 사고팔아야 잘 사고 잘 파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알아서 한다. 매년 29% 수익률을 안겨주는 업계 최상위권 전설적인 펀드매니저가. 


그럼에도 절반의 사람은 그의 펀드에 투자해서 손해를 봤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다. 2021년 버전으로 생각하면 애플과 테슬라를 쥐고도 손해 본 사람이 무더기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버핏처럼 장기투자가 아니고 이리저리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단타들은 손해만 봤다는 말이다. 무려 애플을 들고 말이다. 테슬라를 들고 말이다.



그래서 지금은 시장 타이밍과는 상관없는 매매를 해야 한다. 아예 상관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상승과 하락을 고려한 매매를 해야 한다.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분할 매수, 분할 매도다. 사실 분할 매도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분할 매수로 충분히 수익 구간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분할 매도를 하지 않아서 수익을 놓치는 건 순전히 본인 욕심에 달린 부분이기에 논외로 한다. 수익이 나도 실현하지 않는 건 어떻게 해 줄 수가 없다.


무조건 수익이 나는 어떤 맥점이 있는 거라는 착각. 그리고 시장 타이밍을 내가 예측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 이 착각에서만 벗어나도 적어도 계좌가 속절없이 녹지는 않을 것이다. 장담한다. 어떻게 해야 되냐고?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수많은 예시가 나와있다. 단지 너무나도 단순하고, 쉬워 보이고, 다 아는 것처럼 생각되고, 시시해 보여서 우리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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